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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뻗어나가는 미래에셋 ETF] ETF가 글로벌 자본시장 메가 트렌드 

현지법인 세우고 해외 전문 운용사 인수 … 미래에셋 ETF 6개국에서 173개 상품 


▎11월 19일 개최된 ‘미래에셋 글로벌 ETF 세미나’에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경영부문 대표 등이 모여 투자전략을 논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경쟁 무대를 넓히고 있다. 홍콩을 시작으로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에 차례로 해외 법인을 세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내년에는 호주법인을 세워 해외에서의 펀드 판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1년 캐나다의 ETF 전문 운용사 ‘호라이즌’을 인수했고, 호주에는 호라이즌의 100% 자회사인 ‘베타셰어즈’ (ETF 판매 전문)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한국·캐나다·호주·홍콩·미국·콜롬비아 6개국에서 173개 ETF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11조3000억원. 올해만 1조7000억원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태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경영부문 대표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순한 거래방법과 값싼 수수료를 앞세운 ETF 투자가 메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ETF는 S&P500 같은 특정 지수의 등락이나 금(金) 같은 기초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을 얻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이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종목처럼 주(株) 단위로 실시간 매매 주문을 낼 수 있다. 1주를 사는 것만으로도 펀드가 추종하는 특정 지수의 모든 종목을 산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식의 경우 소수 종목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ETF는 자연스럽게 분산투자 효과를 내는 것이다.

다양한 상품으로 활용도 높여


싼 거래비용 역시 장점이다. ETF의 보수는 일반 펀드의 절반 수준이다. 주식 수익률이 두 자릿수였던 땐 1%가 넘는 펀드 수수료도 감수할 만했지만, 5% 수익 내기도 어려운 요즘 같은 땐 ETF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보통 펀드를 매수할 때 1~3일, 매도할 때 최대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ETF는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거래시스템(MTS) 등을 통해 손쉽게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게다가 예측 가능한 수익률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ETF가 자본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올 9월 기준 세계 ETF 시장 규모는 약 2조6700억 달러(약 3000조원)다.

글로벌 ETF의 성장에 주목한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ETF 라인업을 갖췄다. 단순히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뿐 아니라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 비중을 늘렸다. 현재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중 23%가 액티브 ETF다. 대표적인 전략이 ‘고배당수확’이다. 고배당에 위험관리를 접목시켰다. 해외에서 월·분기별 배당이 많은 점에 주목해 배당 시기에 맞춰 종목을 편입하고, 대형주 위주의 선물투자로 위험을 줄였다. 이 같은 방식으로 연 10~11%의 배당수익을 내고 있다.

또 주식·채권·지수·파생형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춰 투자자의 활용도를 높였다. 이태용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ETF는 ‘지수추종→파생상품→실물→레버리지·인버스’ 등 다양한 전략으로 진화 중”이라며 “ETF 활용에 적극적인 현지 환경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무게를 두고 있는 캐나다·호주·미국 ETF 시장은 다양한 ETF 수용에 적극적이다. 국내와 달리 지수 추종없는 ETF도 가능하다. 그만큼 투자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아시아 시장은 ETF 접근에 보수적이지만, 최근 서구 시장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며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강조했다.

ETF 시장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8년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ETF 시장은 2012년 14조7000억원, 지난해 19조7000억원에서 올해는 10월 현재 22조원에 육박한다. 2002년 한국에 상륙한 ETF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엔 10~20% 수익률은 거뜬히 내주는 펀드가 유행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펀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주가지수가 오르는 정도의 수익률도 괜찮다는 보수적인 투자자가 늘면서 ETF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한국거래소에 3개의 타이거ETF 시리즈를 상장하며 ETF 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섹터·테마 등 다양한 ETF를 출시하며 국내 ETF 시장에 다양성을 더했다.

ETF 관련 정책 기조도 우호적이다. 금융위원회는 ‘ETF 시장 발전 방안’을 내놓고, 내년부터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이 ETF 상품을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 상장된 해외 지수형 ETF에 투자할 경우 평가 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않을 방침이다. 연금의 ETF 투자가 자율화되면 국내 ETF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5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한국거래소는 전망한다.

국내 ETF 시장 2020년 50조원 전망

다만, 투자에 주의할 점도 있다. ETF는 전문가가 상황에 따라 종목별 보유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와 달리 철저히 개인이 선택하고 판단하는 상품이다. 해당 ETF가 추종하는 지수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ETF가 지나치게 레버리지·인버스에 몰린 것은 아쉽다”며 “투자자 역시 앞으로 나올 다양한 ETF 상품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자산운용뿐 아니라 그룹 전반적으로 일찍부터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현재 국내외 주식, ETF, 채권 투자는 물론 부동산,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국내를 포함, 32개국에서 1231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2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전 세계에서 86조원의 자산을 굴린다. 이 대표는 “미래에셋 전체의 정책에 따른 글로벌형 인재 양성이 해외 ETF 시장에서 성과를 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1313호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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