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시설 부족과 서울로의 과밀화 현상은 한국 의료계가 풀어야 할 고질적인 문제다. 급성 폐렴으로 응급실을 찾았지만 전문의가 없어 여러 병원을 전전긍긍하거나, 밀린 환자가 많아 침상에 누워 의사를 기다리는 뇌졸중 환자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환자 생명의 촉각을 다투는 119 구급차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의·중환자실·응급실 부족 문제로 응급환자들이 다른 의료기관으로 재이송되는 건수는 지난해 기준 1만2000여 건. 그나마 이 중 5%는 다음 병원에서도 거절당했다. 정부가 응급실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응급의료 이송 정보망’도 구축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지방의 경우 아예 응급의료 공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공조와 응급의료 순환당직제 등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공백을 최소화한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분당차병원은 먼저 야간과 휴일에 응급의료 순환당직제를 도입했다. 많은 응급환자가 전문의 부족으로 다른 병원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그런데 분당 차병원은 다수의 의료진을 당직제로 순환근무시켜 거의 모든 종류의 의료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또 응급환자들의 증세가 중증이거나 응급 수술·시술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병원 내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환자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24시간 응급의학과 주치의 제도를 통해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취통증의학과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응급수술 관리 등의 응급 의료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응급환자들에 대한 의료진의 진료 기피도 최소화했다는 자체 평가다.
아울러 지역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응급환자 발생시 초기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무선통신망을 활용해 현장에 있는 119 대원들에게 의학적 지식을 전수하는 한편 의료적 판단을 조언하는 직접의료지도 체계를 지난 2013년 경기도 최초로 도입했다. 분당차병원 관계자는 “1995년 개원이래 안전하고 신속한 응급의료 서비스를 통해 경기도 응급의료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왔다”며 “야간·휴일 응급의료 순환당직제 사업 우수기관 선정, 직접의료지도 체계의 도입 등 경기도 내 응급질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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