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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사태 또 터지나] 경기 남부·서부 라인 분양 열풍 어디가고 … 

공급 과잉 우려 현실화 ... 입지·자금사정 잘 따져야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아파트 분양시장이 심상치 않다. 청약 열풍에 들썩이던 신규 분양 지역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며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역별로는 광주-용인-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경기도 남부 라인과 김포·고양 등 경기도 서부 지역에 미분양이 집중됐다. 서울 집값과 높은 전세가를 견디지 못하고 경기도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이 지역의 신규 분양에 몰렸던 탓이다. 분양 물량이 많았던 만큼 후폭풍도 거세다. 지난 10월 말 현재 광주·용인·화성·평택·고양·김포의 미분양 물량은 총 9794가구에 달한다. 전국 미분양 물량 3만2221가구의 30.4%에 해당한다. 공사가 끝난 후에도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는 주택은 용인이 2766가구에 달했고, 고양도 402가구나 됐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많다는 것은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용인시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 미분양이 가장 심각하다. 용인은 증가하는 경기도 인구와 주택 수요에 발맞춰 2000년대 초반부터 죽전·수지·신갈·구갈·구성·동백·서천 등 과할 정도로 택지를 개발했다. 도로·철도 등 기초적인 도시개발계획이 미진한 가운데 공급과잉이 일어나다 보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고, 빈집은 늘어났다. 용인은 지난 2009년 이후로 ‘미분양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다. 용인은 버블 세븐 지역 중 하나로, 서울 접근성이 좋고 분당과 인접해 한 때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현재는 버블 붕괴의 대명사로 꼽히며 유치권 전쟁과 단전·폭력 사태, 흉기 난동 등 온갖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용인불패’ 옛말…미분양 4000가구 ‘전국 최다’

올해도 용인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10%를 넘은 단지가 적지 않다. 지난 7월 분양한 수지구 동천더샵파크사이드는 전체 330가구 가운데 7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팔리지 않은 대부분 물량은 전용면적 101㎡ 이상의 대형 주택.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부터 이 단지의 할인분양에 들어갔다. 1259가구의 대단지인 용인역북지웰푸르지오도 125가구를 분양하지 못했다. 역세권인 데다 용인시청 인근의 주거 수요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동백 등지에 밀려 성적은 초라하다. 상현동과 신봉동 등 광교와 가까운 곳에서도 적잖은 미분양이 발생했다. 2010년을 전후해 신봉·성복동 등 광교산 북동부 지역의 개발이 완료되며 공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광교의 후광 효과를 노리는 수요를 겨냥해 건설사들이 분양에 적극적이었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가계대출 규제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부동산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분양은 입지와 자금 등을 따져 선택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는 송산신도시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송산신도시는 안산시와 인접한 서해안벨트 중 하나로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연계된 지역이다. 그러나 인천-안산-화성시로 이어지는 도시개발 계획이 지지부진하면서 분양 시장도 함께 부진에 빠졌다. 송산그린시티이지더원은 782가구 가운데 156가구가 미분양을 기록했고, 송산그린시티휴먼빌 역시 전체 750가구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25가구를 팔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분양에 들어간 동탄2신도시의 경우 일부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미분양 단지는 대개 무봉산과 가까운 외곽지역이거나, 리베라CC의 북동쪽에 있어 진출이 어려운 곳으로, 상업단지·고속도로와 멀다는 단점이 있다.

김포시는 경기도 북서 지역의 소위 ‘부동산 필패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전형적인 공급과잉과 생활 인프라 부족으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김포시의 미분양 물량은 전월(238가구) 대비 1770가구 급증한 2008가구. 전문가들은 청라·마곡·운정신도시 등 경기 서부에 신도시 개발이 집중되면서 대부분의 수요가 소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서울 도심까지 도로망이 부족하고, 지역 내 근린생활시설이 부족해 수요자들에게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다. 48번 국도, 김포한강로, 김포IC~자유로IC는 출퇴근 시간 정체로 악명이 높다. 최근 한 달 동안 미분양이 급증한 것은 아이에스동서가 지난 9월 한강신도시에 분양한 ‘에일린의 뜰’이 전체 물량의 70.6%를 미분양으로 남긴 영향이다. 악성 미분양이 많이 남다 보니 건설사들은 고액의 성과급을 걸고 다수의 청약상담사를 동원, 미분양 물량 소진에 나섰다. 지난 8월 분양한 김포풍무2차푸르지오도 전체 1197가구 가운데 784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아직까지 소진하지 못했다. 2018년 마곡지구가 들어서는 등 짧은 기간에 공급이 지나치게 불어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김포시의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1만5660가구로 전년(6200가구) 대비 9460가구 불어났다.

김포, 공급과잉에 미분양 속출

용인·화성·김포시에 비해 고양·광주·평택시 상황은 한결 낫다. 김포시와 수요층을 공유하는 고양시 경우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고양시의 미분양은 지난 2013년 4246가구를 고점으로 차츰 줄기 시작해, 현재는 450가구로 감소했다. ‘미분양 무덤’이라 불러던 삼송지구의 경우 올해 부동산 호황을 맞으며 미분양 물량을 상당량 털어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홍역을 일찍 앓은 셈이다. 올해 신규 분양 주택(5400가구)도 적어 물량 부담도 상당히 줄었다. 광주시의 경우 지난 5월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77가구에 그쳤으나 6월 들어 1426가구로 급증했다. 지난 6월 태전지구 등 대단지 분양에서 미분양이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번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면서 시장이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며 “태전지구는 인근 지역에 비해 분양가가 높아 미분양 물량을 완전히 소화하는 데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광주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416가구로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전용면적 59~84㎡ 규모의 중소형 물량이 많은 덕분이다. 평택 역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고덕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힐스테이트평택2차가 1431가구 중 603 가구가 1순위 미분양을 기록하고, 평택소사벌지구 B11블록 호반베르디움이 1순위 마감에 실패하는 등 미분양이 늘고 있다. 다만 입주 수요가 꾸준하고, 공사완료 후 미분양 물량이 없다는 점에서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1315호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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