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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호텔 大戰 2라운드] 비즈니스호텔 이어 특1급 호텔도 가세 

포시즌스·루브르호텔그룹 등 뛰어들어 ... 도심 호텔 급증에도 객실 수 모자라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
서울 도심의 호텔 전쟁이 치열하다.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시내 곳곳에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최근에는 특1급 호텔까지 호텔 대전(大戰)에 가세했다. 비즈니스호텔의 참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정책과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2015년 들어 11월까지 문을 연 호텔은 모두 49개. 이 중 중구(22개)에서 2015년에 등록한 호텔이 45%에 이른다. 종로구·서대문구·용산구 등 범도심에서 선보인 호텔(28개)까지 더하면 60%가 넘는다. 포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도심 호텔 객실 수는 아직은 수요보다 부족한 수준이다.

▎포시즌스 광화문/사진:중앙포토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을 호텔이 바꾼다? 서울 도심에 호텔이 줄이어 문을 열고 있다. 기존에는 비즈니스호텔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특1급 호텔까지 가세하면서 도심 호텔 대전(大戰)이 더욱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국내외 자본도 호텔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분위기를 더욱 달구고 있다.

포시즌스, 광화문에 국내 첫 지점


▎신라스테이 광화문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정책과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2015년 들어 1월부터 11월까지 문을 연 호텔은 모두 49개. 이 중 중구(22개)에서 2015년에 등록한 호텔이 45%에 이른다. 종로구·서대문구·용산구 등 범도심에서 선보인 호텔(28개)까지 더하면 60%가 넘는다. 광화문 네거리에 서면 이런 변화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고급 호텔 브랜드가 속속 광화문에 현판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을 마주보고 왼쪽에는 럭셔리 글로벌 체인 ‘포시즌스’ 호텔이 지난해 10월 1일 문을 열었다. 포시즌스의 첫 한국 지점이다. 객실 수는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317개. 레스토랑은 중식당 ‘유 유안’과 일식당 ‘키오쿠’ 등 7개를 갖췄다. 3층 규모의 포시즌스 클럽 서울(피트니스&스파)은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 가운데 객실 가격이 가장 비싼 호텔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포시즌스에 맞서 광화문을 마주보고 오른쪽에는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광화문’이 지난해 12월 22일 문을 열었다. 지하 4층, 지상 19층 규모로 339개의 객실을 갖춘 특2급 호텔이다. 4개의 미팅룸, 최대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코너, 뷔페레스토랑,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췄다. 8층에 자리한 뷔페레스토랑과 8~19층 사이의 일부 객실은 조계사와 삼청동을 한눈에 조망하도록 설계했다.

신라스테이 광화문에서 좌측을 바라보면 불과 2km 거리에 신라스테이 서대문이 들어서 있다. 지상 27층, 지하 4층 규모로 총 319실, 뷔페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미팅룸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신라호텔은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를 총 7개 열었다. 이 중 3개가 서울 도심에 몰려있다. 신라스테이 서대문 오픈 당시 신라호텔은 “강북 지역 비즈니스호텔 진출을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시티호텔
신라호텔의 도심 공략 전략에 호텔롯데도 맞불을 놓았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 12일 젊은 감각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L7명동’의 문을 열었다. 5성급 특급호텔과 4성급 비즈니스호텔 등을 운영해온 호텔롯데의 부띠크 호텔이다. 부띠크 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아트를 바탕으로 한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서비스로 기존 호텔과 차별화한 호텔. 지하 3층, 지상 21층 규모로 총 245실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L7 명동은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과 달리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20~40대의 여성 고객이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호텔도 더 연다. 호텔롯데는 롯데시티호텔 마포, 롯데 시티호텔 구로 등을 개관했다. 여기에 추가로 ‘롯데시티호텔명동’을 열었다.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자리한 롯데시티호텔명동은 지하 4층, 지상 27층, 430실 규모로, 명동 소재 비즈니스호텔 중 최대 규모다.

도심에 눈독을 들이는 건 외국계 호텔 체인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루브르호텔그룹이 국내 첫 선을 보이는 ‘골든튤립엠호텔’도 올 들어 문을 열었다. 중구 남대문로5길에 자리한 서울M호텔을 리모델링했다. 골든튤립엠호텔은 지하 5층, 지상 17층, 430개 객실 규모다.

지난해 9월에는 일본 서일본철도의 특1급 수준 ‘솔라리아 니시테츠 호텔 서울 명동’이 인근에 개관했다. 중구 명동 2가에 위치한 M플라자호텔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솔라리아호텔은 특1급 호텔로 315실 규모다. 이 밖에 명동에는 앰배 서더호텔그룹이 기존 이비스앰베서더명동에 이어 2015년 3월 이비스스타일앰배서더서울명동을 개소했다. 나인트리명동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도 2016년 중 명동2호점을 낼 예정이다. 덕분에 서울 도심 호텔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문화관광 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2만5710실이던 서울의 호텔 객실은 2015년 11월 기준 4만266실로 약 57%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도심 호텔 객실 수는 수요보다 부족한 수준이다. 한국 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에서 부족한 객실 수는 모두 1만1109실이다. 2016년에는 1만2834실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호텔 건립 늘 듯


도심 호텔 증가 트렌드는 2015년 12월 3일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재 학교에서 직선거리로 50~200m 범위로 지정된 상대정화구역에는 학교 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호텔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에선 이 규제를 완화해 학교에서 75m 밖에는 별도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호텔을 지을 수 있다. 다만, 서울·경기 지역에 관광호텔 수요가 많은 경우 5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한다. 또한 객실수가 총 100실이 넘는 호텔만 가능하며, 유해 시설이 발견되는 즉시 퇴출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도심에 개관하는 호텔이 증가해 외래객을 많이 유치하면 음식업·유통업 활성화에도 간접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로 특1급 호텔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던 호텔 브랜드가 대거 서울 도심에 뛰어든 배경은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서다. 단체관광 중심으로 한국을 방문하던 중국인 관광객은 최근 개별여행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여행 방식 방문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57.8%로 2013년 대비 4% 증가했다.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특급호텔보다는 저렴한 숙소를 찾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요금에 특급호텔의 서비스 일부를 제공하는 비즈니스호텔 사업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 낮추면서 디자인에 투자


때문에 이들은 실속파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고급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일부 서비스나 인테리어를 제공하는 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신라스테이 광화문은 피에르 라소니 디자이너가 인테리어를 맡았고, 롯데호텔 L7도 토드 홀로우백 아티스트와 사이이다 사진작가 등이 개관 준비에 참여했다. 골든튤립엠호텔 역시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아트 콜라보레이션 호텔’을 표방한다.

-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

1319호 (20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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