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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가&혁신가 | 증착기 재생시장 개척한 임나노텍 공준호 대표] 좌절하지 말고 긍정의 에너지 가져라 

사업 실패 후 수돗물로 주린 배 채우며 4년 버텨 … 반도체산업에서 틈새시장 노려 

평택=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반도체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생산 기획부터 직접회로 설계, 전자회로 마스킹, 칩 제조, 조립, 검사 등 크게 6단계에서, 세정·산화·이온공정·증착 등 작게는 수백~수천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각 공정마다 수십~수백억원의 전자·기계 설비가 배치돼 0.1mm를 다투는 정밀 작업을 펼친다. 이 모든 공정은 촘촘하게 기술 특허가 걸려있어 보고도 흉내 낼 수 없다. 반도체 업계에선 “기술 발달과 공정 선진화로 중소기업은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평가한다.

이런 반도체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임나노텍의 공준호 대표. 공 대표는 ‘증착(PVD)’ 공정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증착은 고온 진공 상태에서 금속 등의 입자를 증발시켜 반도체에 입히는 공정이다. 웨이퍼 제작 등 여러 작업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장비가 고온에서 강한 자력을 내다보니 부품 수명은 고작해야 1~2년. 증착기 제조사의 보증기간은 1년으로 짧아 반도체 제조사로선 고장이 나면 어쩔 수 없이 1억원 안팎의 새 부품을 구입하는 수밖에 없었다. 공 대표는 이런 증착기 부품을 재생(수리)하는 데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부품 수리가 일견 대단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각 부품마다 특허가 걸려있어 이를 수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또 증착기 제조사마다 부품의 모양과 전압·전류 등이 모두 달라, 맞춤형 작업이 필요하다. 임나노텍은 증착기 부품을 새 부품의 절반 이하 가격, 4분의 1 이하의 수리 시간으로 재생해 최근 반도체 제조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단계지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반도체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발견한 셈이다.

공 대표는 특이하게도 금융회사 출신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각각 독일어·영어를 전공하고 1992년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에서 영업기획으로 15년 간 일한 정통 금융맨이다. 그런 그가 어떤 사연으로 반도체 업계에 뛰어들었을까. 비전과 구상은 무엇일까. 6월 3일 임나노텍의 경기도 평택 사무실을 찾아 얘기를 들어봤다. 사업에 실패해 4년 간 고초를 겪은 후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어렵게 얻은 사무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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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9호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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