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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연말까지 3개월은 배당주에 관심을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초저금리에 배당 수익률 매력 높아져... 실적 좋은 배당주로 시세 차익까지
summary | 시장이 한정된 틀 안에 갇힘에 따라 확실한 수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배당인데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의 주가가 과거 어떤 때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과거와 달리 삼성전자가 배당주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기업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성장성까지 갖추고 있는 기업이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록함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 투자자들에게 배당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연말에 일회성으로 스쳐가는 이벤트 정도였다. 배당이 이렇게 괄시를 받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배당 금액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배당 수익률이 연간 1% 정도 밖에 안돼 성공적으로 배당을 확보해도 주가가 조금만 하락하면 그 효과가 금세 사라져 버렸다. 금리와 비교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금리가 5%를 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1~2%의 배당 수익률은 그렇게 만족스러운 수치가 아니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많은 투자자가 배당에 신경을 쓰기 시작해, 연말에나 한번 주목 받던 관련주가 연중 내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리가 하락해 배당의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1% 밖에 안돼 금리보다 배당 수익률이 훨씬 높은 종목이 속출하고 있는데, 주가가 오를 경우 배당에다 시세 차익까지 챙길 수 있어 관심이 크다.

배당 수익률 높은 종목이 코스피 지수 수익률 앞질러

배당과 관련한 기업의 태도도 바뀌었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투자 재원의 많은 부분을 차입을 통해 얻었다. 그 영향으로 이자 부담 때문에 배당을 할 수 있는 재원인 이익이 줄어들어 배당할 여력이 없었다. 최근에는 기업의 내부 유보가 커져 배당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배당 투자는 효과가 있었을까? 매년 배당 수익률이 높은 20개 종목을 선정해 이들의 수익률과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성과를 점검해 본 결과,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64.3%의 수익을 기록해 22.4% 상승에 그친 종합주가지수보다 3배 수준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이 그렇지 않은 주식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걸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배당 투자가 본격화된 건 2000년부터다. 당시 유행하던 ‘가치주 투자’ 때문이었는데 고배당주가 가치주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투자의 중심에 자리잡게 됐다. 최근에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지고 있는데 주가가 오랜 기간 정체하면서 투자 수익률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배당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도 우리와 비슷한 경로를 밟으면서 배당 투자가 정착됐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배당 투자가 성행했다. 대공황으로 주가 폭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속속 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해, 1940년대 내내 그 후유증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는데,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보다 배당을 통해 현금을 제공해 주는 기업을 최고로 삼았다.

코스피 지수가 6년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동 폭이 줄어 투자 수익률까지 낮아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낮다고 생각했던 배당 수익률이 이제는 높은 편이 됐다. 주가가 상승 기조로 전환하기 전까지 배당의 매력이 식지 않을 걸로 전망된다.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우선 매출액 증가률이 높은 기업일수록 현금 배당률이 높다. 상장기업을 배당 수익률을 기준으로 8등분해 보면 상위 그룹의 매출액 증가율은 12.7%인 반면 하위 그룹은 8.7%이다. 상위 그룹의 매출액 증가율이 하위 그룹보다 5%포인트 높은데, 성장률이 높은 기업의 경우 미래 전망을 밝게 보고 현금배당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산 수익률이 좋은 기업이다. 지난 10년 간 배당금을 많이 주는 상위 그룹은 평균 자산수익률이 11.3%로, 하위 그룹의 자산수익률 평균 6.2%보다 5.1%포인트 더 높았다. 현금흐름 비율도 차이를 보였는데 상위 그룹은 7.0%로, 하위 그룹의 1.8%에 비해 무려 2.9배 수준이었다. 수익성이 높고 현금이 풍부한 회사일수록 채권자·주주 등 투자자에게 배당을 많이 줄 여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적이 안정적인 기업도 현금 배당률이 높았다. 기업 실적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경기 변동이나 새로운 기술의 도입 등 경영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이익의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들은 경쟁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 이런 기업일수록 미래 위험에 대비해 자금을 비축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현금배당을 더 많이 할 여력이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의제 배당이라 해, 연말에 배당 예정액을 거래소에서 공시했었다. 실제 배당 지급액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연도 영업이 모두 끝난 후 이익이 확정되어야 하는데, 이 때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지난해와 똑같은 배당금을 지급할거란 가정 하에 배당락을 실시했다. 지금은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현금 배당락이 폐지됐다.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이 메워져야 진정하게 이익이 날 수 있다는 부담이 사라진 것이다. 물론 기업의 배당금은 다음해 주총을 거쳐야 확정되지만 최근에는 주가 관리를 위해 배당률을 확정해 미리 발표하는 기업이 많아져 예상 배당률을 알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기업들이 예상 배당률을 발표하기 전에 높은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을 뽑아내기 위해 점검해야 하는 것이 있다. 우선 해당 기업의 실적이다. 연말에 배당투자를 하기 전까지 1분기~3분기까지 실적을 입수할 수 있으므로, 이 누적치를 참고해 투자 유망 종목의 윤곽을 대강이나마 잡을 수 있다.

성장성 갖춘 기업이 배당도 늘리는 추세

또 하나는 주가 수준이다. 배당은 보통 액면가를 기준으로 발표하므로 배당률이 높더라도 주가가 비싸면 실제 배당 수익률이 낮아진다. 따라서 배당률이 같을 경우 주가가 낮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점에서 우선주는 훌륭한 배당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에 제한을 받는 대신 가격이 보통주 가격의 50%~70% 내외에 지나지 않고, 배당률이 보통주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과거 배당 성향도 감안해야 한다. 아무리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도 배당을 하지 않는다면, 배당 투자에 관한 한 의미 없는 주식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대부분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 배당률을 참고해 올해 예상 배당률을 가늠해볼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배당을 많이 했더라도, 올해 기업에 특수한 사정이 생겨 배당을 줄이거나 실시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의 배당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마지막으로 배당 투자 대상 종목이라도, 주가 전망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배당 수익률이 높아도 주가가 배당 수익률보다 더 하락한다면 배당으로 얻은 수익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삼성전자가 배당주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기업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성장성까지 갖추고 있는 기업이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록함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1355호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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