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실로 다양한 검술 유파가 존재한다. 오늘날에는 병법의 기교만을 내세워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꾸미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켜 이익을 얻으려는 유파들이 많다. 이는 승리하는 병법의 도를 깨닫지 못한 나약한 자들이 만들어낸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소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을 이기고, 어떠한 무기로도 반드시 승리하는 병법의 지혜를 익히는 것이 진정한 병법의 도이다. - 바람의 장
무사시의 관점에서 병법의 기본은 변함없지만 응용과 양상은 항상 변한다. 따라서 병법에서도 최고 수준을 유지하려면 다른 유파 검법의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를 따라가면서 부단히 배우고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는 당시 검법에서도 마찬가지로 무기의 차이, 기본자세의 구분, 비법의 존재 등 각자 특징이 있었다. 무사시는 자신이 실전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방법을 정리한 니텐이치류가 다른 검법에 비해서 실전에서 유용하다고 자부했지만, 다른 유파의 장단점도 겸허히 인정했다. 하지만 겉모습만 번지르르하면서 본질을 놓치는 유파나, 심지어 대중의 인기를 얻고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잘못된 이야기를 하는 유파에 대해서는 개탄했다. 무사시에게 검법은 승부에서 이기는 실전이지 남에게 보여주는 쇼가 아니었다. 사람을 현혹시키는 한때의 유행이나 실전에서 쓸모없는 허황된 지식이 아니라 기술 연마와 함께 마음을 닦아야 하고, 끊임없는 수련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구도자라는 승부사의 본질을 추구했기에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이 되었다.

또한 무사시는 장검만을 절대시하는 유파에 대해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변죽을 울린다고 비판한다. 긴 칼이 유리한 상황이 따로 있을 뿐인데, 긴 칼이 항상 유리하다고 가르치는 유파는 칼싸움의 일면만 보고 있다는 점에서다. 칼은 도구에 불과하기에 칼의 길이에 집착하게 되면 승부의 본질을 놓친다. 본질은 형식을 규정하지만, 때때로 형식이 본질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긴 칼을 절대시하는 유파는 이러한 함정에 빠졌다고 보았다. 무사시는 상황에 맞게 무기를 사용해 어떤 경우에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올바른 병법이라는 입장이다.

다양한 기교를 익히고 화려한 구경거리를 제공하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무력한 유파에 대해 무사시는 특히 목소리를 높여, 본질이 아니라 외양에 치중하는 싸구려 연예인 집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이런 유파는 사람들의 주목을 쉽게 끌고 이익을 취하지만, 검법의 본질과는 동떨어져 있다. 기본을 익히고 응용을 통해 실전에 적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검법이라는 무사시의 관점에서 화려한 외양으로 포장된 유파는 기본이 부족한 동작을 간단하게 가르치고, 이를 기교로 포장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사기라고 보았다.

무사의 목표와 임무는 언제나 승리이듯이 현대의 무사인 군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평상시의 군대는 사고나지 않고 보고를 잘하는 공무원으로 채워져서 정작 전쟁이 터지면 무력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