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윤창보 유니베스트투자자문 대표] “고객이 안 샀으면 하는 종목은 안 사는 게 맞아”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자문사는 진정한 프라이빗 서비스 제공해야... 지수 얽매이지 말고 절대 수익률 추구하면 돼

“앞으로 투자자문사는 기관 중심의 영업보다 자산가를 위주로 진정한 프라이빗(private)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수탁고와 같은 외형에 집착하는 것은 금물이다.”

윤창보(54) 유니베스트투자자문 대표는 투자자문업의 본질을 이같이 설명했다. 윤 대표는 “자산운용사에서 일할 때는 기관의 투자를 받은 뒤 알아서 돈을 운용하면 됐다”며 “반면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자문사는 고객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고객이 안 샀으면 하는 종목은 안 사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증권, LG투자신탁운용을 거쳐 튜브투자자문 대표,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GS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했다. 2015년 4월부터 유니베스트투자자문을 이끌고 있다.

최근 국내외 경제를 어떻게 보나.

“실물경제와 경제심리 간 갭(gap)을 잘 살펴봐야 한다. 현재 갭이 가장 좁은 곳은 미국이다. 연방준비제도(Fed)도 경제심리가 더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은 갭이 넓은 편이다. 아직 경제심리는 좋지 않지만 실물경제는 지난해 연말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코스피 상장 기업의 순이익과 배당수익률 추이를 봤을 때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 인상 시기의 주식 시장은.

“미 금리 인상은 더 이상 리스크로 보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미 시장에 반영될 만큼 반영됐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올해 최대 리스크는 미국 기업의 이익이다. 만약 미국 기업의 이익이 꺾이게 되면 그게 바로 리스크다. 그런데 피크(정점)까지 간 거 같다. 주식 시장에 거품이 낀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더 이상 좋아지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투자 대상은 어떻게 고르나.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기업을 고르면 된다. 언론과 일부 펀드 매니저는 장기 투자가 중요하다며 지나치게 오랜 기간에 매달린다. 나는 2~3년 정도면 주식 시장에서 충분히 오래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 기간 이익이 늘어나는 동시에 매출이 증가하는 기업이 적극적 투자 대상이다.”

로보어드바이저 등 인공지능(AI)의 투자 자문 시대가 열렸다.

“금융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산 관리 수요가 증가해 자본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정형적이고, 종합적 의사 결정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한계가 있다. 금융 선진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종목을 골라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자산 배분을 자문해주는 조언자다. 반면 국내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종목을 골라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내에선 한 업체 정도 빼곤 기존의 콴트(Quant) 투자 기법과 차별성이 없다.”

투자 철학은.

“투자 운용 전략보다 인생에 있어서 철학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과거 미 프로농구(NBA)에서 마이클 조던 등 시카고 불스의 스타 플레이어를 잘 이끌었던 필 잭슨 감독의 철학을 존경한다. 그는 ‘전략은 우승을 만들 수 있지만, 철학은 왕도를 구축한다’고 말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치 판단이 모든 의사 결정의 최우선이다. 코스피 지수 등 벤치마크 수익률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5%면 5%, 10%면 10%라는 본인 스스로 정한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면 된다.”

1382호 (2017.05.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