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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9위 한성숙 네이버 대표] ‘기술 주도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 중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AI 개발에 집중...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4조원 넘어서

지난해 7월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이 미국 뉴욕증권 거래소와 일본 동경증권거래소 동시 상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네이버의 승승장구는 예견된 일이었다. 네이버의 실적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1월 26일 네이버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은 4조226억원, 영업이익 1조102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32.7% 증가했다. 1999년 설립된 조그마한 스타트업은 17년 만에 매출 4조원이 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조사·선정한 한국의 100대 기업에서 종합 9위를 차지한 배경이다. 지난 4월 말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22억원, 영업이익은 290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15.5%, 영업이익은 13.2% 증가했다.

올해 네이버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설립 13년 만에 이사회 의장이 교체됐고,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지난 3월 17일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은 13년 동안 맡아온 의장직을 내려놓았다. 등기이사직과 라인 회장직만 유지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09년부터 네이버를 맡아왔던 김상헌 대표 후임으로는 ‘IT 전문가’로 꼽히는 한성숙 대표 체제가 들어섰다. 네이버 설립 후 ‘최초의 여성 CEO’라는 기록을 썼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서비스가 아닌 기술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네이버 코넥트 2017’ 키노트 연설에서 당시 대표 내정자 신분으로 “네이버는 더욱 빠르게 기술 플랫폼으로 발전해가고자 한다”면서 “네이버가 추구하는 것도 첨단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모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대표가 말한 기술 주도 플랫폼을 이루기 위한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지난 4월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네이버랩스가 중심이 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2013년부터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성과를 조금씩 내고 있다. 미래에셋과 함께 미래 기술 산업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투자조합을 결성해 인공지능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 2월에는 인공지능기반 추천 시스템 ‘AiRS’를 모바일 메인 뉴스판에 적용했고, 네이버랩스는 IT 업계 최초로 자율 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자율주행차 테스트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인공지능 비서 시장에 AI 비서앱 ‘네이버-클로바’를 출시해 본격적인 AI 실험을 시작했다. 네이버는 AI 비서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접근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출시했다. 네이버는 올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최소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AI는 이제 네이버의 미래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지난 4월 2017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성숙 대표는 AI 기술을 접목한 네이버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가 그동안 검색 서비스를 통해 축적해 온 빅데이터와 기술 인프라가 딥러닝이나 인공신경망 등 AI 기술과 접목되면서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 발전해 사용자들과 창작자, 사업자들에게 더욱 보탬이 되고 유익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389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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