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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가지 1~14단지, 최고 35층 5만3375가구
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여그렇다면 목동 14개 단지의 재건축은 어떻게 될까. 양천구가 목동 지구단위계획안은 양천구 목동서로 38~목동동로 10까지 이어지는 목동중심지구(71만3871㎡)와 목동 아파트 지구 및 기타 지역(365만3591㎡)가 대상이다. 지구단위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최고 15층, 2만6629가구인 14개 단지는 최고 35층 5만3375만 가구로 탈바꿈한다. 아파트는 저·중·고층을 계획적으로 분배해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을 연출한다. 또 녹지공간이 풍부한 목동의 장점을 살려 공원 등을 곳곳에 조성한다. 녹지공간은 지금보다 21.7% 늘어난다. 도로와 보행길을 가로막는 완충녹지 대신 ‘경의선 숲길’과 같은 선형공원을 만들어 개방감을 높이고 걷기 쉬운 길, 걷고 싶은 길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안 용역을 진행한 김범식 BM도시건축디자인연구소 대표는 “국회대로 지하차도, 상부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긴 녹지축을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지금은 단절된 안양천에 보행도로와 연결데크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고, 수변공간을 따라 다양한 주민편의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들어가 ‘차 없는 아파트’를 만들고 대신 자전거 도로와 보행 도로를 확충한다. 학생 수 증가를 감안해 학교는 2개 더 늘리기로 했다. 양천구는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현재 11만9830명인 인구가 15만2643명으로 27.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방향 교통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도로를 넓히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인프라를 확충해 교통 체증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램(노면전차) 도입 여부는 이번 지구단위계획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이번에 공개된 지구단위계획대로라면 서울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대규모 사업”이라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뿐만 아니라 양천구 일대의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정비계획안에서 눈길을 끄는 건 종(種) 상향이다. 양천구는 기존 2종 일반주거지로 분류된 1~3단지를 종 상향해 14개 단지 모두 3종 일반주거지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용적률이 200% 이하지만 3종 일반주거지역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 용적률은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올리면 재건축 때 전체 가구 수가 증가해 그만큼 주민들의 부담이 준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설명회에서 “1~3단지 종 상향 문제를 서울시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며 “이 일대가 종 상향된다는 가장 하에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정권자인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6월 열린 서울시와 양천구 합동보고회에서 서울시는 1~3단지의 종 상향 근거가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부동산컨설팅회사인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1~3단지는 종 상향 여부에 따라 최고 층수는 물론 재건축 수익률이 좌우되므로 재건축이 본격화하면 계속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1~3단지 종 상향때문에 시장에서는 목동지구단위계획안 상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시는 특히 목동유수지(遊水池)·목동운동장에 대한 개발 방안과 목동지구 밖인 양천구 신정동 일대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까지 지구단위계획에 포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양천구가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서울시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는 목동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물리적으로 올해 말 상정도 쉽지 않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부터 목동·상계 등 택지개발지구에 대한 관리 방안을 새로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용역의 완료 시점이 올해 말이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이 용역이 끝나야 목동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한 검토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목동 재건축이 본격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목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지구단위계획이 공개됐지만 어디까지나 계획으로 실제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아직(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섣부른 기대감에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를 튼튼하게 지었기 때문에 재건축 첫 단추인 안전진단을 통과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도시정비회사인 J&K 백준 사장은 “재건축이 본격화하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면 섣부른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