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 나와...9월에 미국의 금리 인상 확률 높아
7월 12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금융시장에서는 8월 혹은 10월 금리 인상 기대감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 결정했지만 금통위원 7명 중 이일형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일형 위원은 지난해 10월에도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는 곧이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했다.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 소수의견을 가장 강력한 금리 조정 신호로 받아들인다. 별도로 메시지를 전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도 선호할 만한 방안이다. 특히 이 위원이 한은 추천 몫 위원이다 보니 한은 총재 의중이 실린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이 위원은 그동안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은 발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그럼에도 이번 소수의견 등장은 금융시장에서 크게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과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인해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상황이어서다. 전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연중 최저치로 내려가기도 했다. 최근엔 금리를 연내 올리면 안 된다는 보고서가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한은도 잠재성장률 수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3.0%와 2.9%에서 2.9%와 2.8%로 각각 0.1%포인트씩 낮췄다. 한국은행은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되고 취업자수 증가폭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8~2.9% 수준이다.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춘 것은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지표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6월에도 취업자 수가 10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은 5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실업자수는 올 상반기 6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었다. 내수도 식어가고 있다. 소매판매액은 5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연구실장은 “앞으로 한두 달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이걸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소수의견으로 생각해야 할지 헷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부 금통위원들이 5월부터 말해온 바가 있고 내외 금리차 부담도 있어서 3분기 인상을 예상해왔다”며 “지금까지 소수의견이 나오면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8월 금통위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겠지만 지난번과는 달리 다른 금통위원들이 즉각 동조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수의견을 금통위의 공식 인상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하며 속도조절을 했다. 이렇게 되면 10월 금통위로 기대가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9월에 미국이 또 금리를 올리고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한은 금리 인상 필요성이 더 주목받을 수도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0.5%포인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에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역전된 한국과 미국 금리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두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