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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1인 회사 설립·운영 길잡이(5)] 대표자는 ‘살림’보다 ‘매출’에 신경 써야 

 

백우진 글쟁이주식회사 대표
부가세 신고는 세무사에게 맡기길…필요 이상의 신경과 비용 소모

▎홈택스 첫화면.(위) / 홈택스 부가세 신고 화면.
“부가세 신고 4월, 7월, 10월, 1월. 아이고 귀찮아. 그리고 8월에 법인세 반액 사전 신고. 아이고 귀찮아. 그리고 3월에 법인세 결산 신고. 아이고 귀찮아.” ‘1인 회사 설립·운영 길잡이’의 2회분을 읽은 한 법인사업자 선배가 내게 카톡으로 토로한 ‘귀찮음’이다. 그는 내게 “항상 사업 번창 기원한다”고 말했지만, 자신은 “귀찮아서 (법인을) 조만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귀찮고 귀찮은 1인 법인사업자를 할 것인가, 법인을 때려칠 것인가. 문제는 이 양자택일이 아니다. 주식회사를 운영하되, 회계장부를 정리하는 기장과 세무 업무는 세무사에게 맡기는 제3의 길이 있다. 그리고 이 길이 1인 회사를 운영하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기장·세무 업무를 배워가면서 몸소 처리해나가는 것보다 그 일은 아웃소싱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데 주력하는 편이 더 생산적이다. 경험 차원에서 직접 할 만한 것은 등기소에 회사설립 등기하기, 세무서에 사업자로 등록하기, 은행에 법인계좌 개설까지다. 더 나아가 부가세 신고까지도 한번 해볼 만하다. 그러나 주식회사를 운영하면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문제는 자주 당신의 이해와 능력 밖에 있다. 당신은 매번 필요 이상의 신경과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더구나 비용이 적게 드는 지름길을 두고 비싼 먼 길을 돌아갈 위험이 있다.

부가세 신고와 관련해 정리한 다음 내용은 여러 측면에서 제한적이다. 우선 방금 말한 것처럼 주식회사 대표자가 세무업무를 직접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신고 사항이 두 건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그래도 초보 1인 사업자에게는 참고할 내용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7월 확정신고 앞두고 막막하고 난감

글쟁이 주식회사를 설립한 이후 내가 처음 ‘신고’한 세금이 부가가치세다. 2월 26일에 개업한 이후 1분기에 강의는 한 건 밖에 안 했지만, 1분기 부가세 예정신고는 해야 했다. 국세청의 인터넷 사이트인 홈택스(hometax.go.kr)에 회사 명의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로 접속해서 어찌어찌 신고할 수 있었다. 배보다 배꼽이 커서, 즉 매출보다 매입 금액이 더 많아 나는 1분기 부가세를 환급받게 됐다.

문제는 상반기 사업실적에 대한 부가세 확정신고였다. 7월 부가세 확정신고는 25일까지 해야 한다. 나는 막막했고 난감했다. 확정신고는 상반기 전체 기간에 대해 해야 하는지, 2분기에 대해서만 추가하면 되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나는 4월 이후 강의를 여러 차례 했지만, 초청한 곳의 편의에 따라 법인 대표자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했다. 그래서 2분기 회사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는 제품을 사들이거나 서비스를 이용하지도 않아, 매입세금계산서도 없었다.

며칠 미적거리다 7월 16일에 홈택스 사이트를 열었다. 대법원인터넷등기소에 비하면 친절함마저 묻어나는 디자인이다. 스스로 부가세를 확정신고하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첫 줄의 ‘신고/납부’ 메뉴를 클릭한다(신고를 마친 후 다시 보니 둘째 줄의 ‘부가가치세 신고’로 들어가도 된다). 부가가치세 신고를 선택하니 일반과세자에게 주어진 네 갈래 선택지가 보인다. 그 가운데 ‘정기신고(확정/예정)’를 클릭한다.

바뀐 화면의 윗부분에 ‘기본정보 입력’ 란이 보인다. 신고 구분과 신고대상기간이 각각 ‘2018년 1기 확정’과 ‘2018. 01.01.~2018.06.30.’으로 표시돼 있다. 사업자등록번호도 적혀 있다. 그 옆에 ‘확인’ 버튼이 있고, ‘※ 확인해야만 세부사항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보인다. ‘확인’을 클릭한다. 그러자 화면 아래 ‘사업자 세부사항’이 게시된다. 사업장 대표자, 주소, 전화번호 등이다.

이제 나는 첫째 갈림길 앞에 섰다. ‘사업자 세부사항’ 아래 다음 안내가 보인다. ‘매출, 매입이 없는 무실적 사업자인 경우, 오른쪽 [무실적 신고] 버튼을 누르면 편리하게 전자신고를 하실 수 있습니다.’

세금 돌려받는 경우 선택할 항목은?

글쟁이 주식회사는 4월 이후 매출도 매입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실적 사업자’에 해당하는 것 아닐까. 그렇지 않다. 확정신고는 앞의 ‘기본정보’에서 표시된 대로 상반기에 대해 하는 것이다. 글쟁이 주식회사는 상반기 중 1분기에 신고할 거리가 있었다. 나는 ‘무실적 신고’ 버튼을 건너 뛰어, 그 아래 ‘저장 후 다음 이동’ 버튼을 클릭한다.

다음 화면에는 제출서류가 7가지 범주, 즉 과세표준 및 매출세액, 매입세액/경감·공제세액, 기타제출서류(영세율 제외), 기타제출서류(영세율), 경감·공제세액, 예정고지·예정신고 미환급세액, 기납부세액 및 가산세로 구분돼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나는 글쟁이 주식회사에 대해 앞의 두 범주, 즉 과세표준 및 매출세액과 매입세액/경감공제세액에서만 제출서류를 선택한다. 또 예정고지·예정신고 미환급세액에서 ‘예정신고 미환급세액’을 택한다. 그리고 나서 ‘저장 후 다음 이동’을 클릭하면 ‘최종 납부(환급) 세액’이 포함된 화면이 나온다. 이 환급금을 받을 계좌를 적고 ‘신고서 입력 완료’를 클릭하면 된다.

마치 내가 이 모든 과정을 능숙하게 처리한 것처럼 썼다. 물론 아니다. 나는 갈림길과 선택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고, 결국 국세상담센터(전화번호 126)의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세무 처리를 하는 건 그리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박스기사] 헷갈리는 부가세 용어들 - 예정신고와 확정신고의 차이는?

부가가치세는 구매자가 구매가의 10%를 부담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구매 행위의 대부분을 하는 소비자더러 매번 부가세를 납부하라고 하면 번거롭기 그지없게 된다. 그래서 판매자가 부가세를 대신 내도록 했다. 판매자는 구매자로부터 부가세 10%를 얹어 받은 후 이를 모아서 세무당국에 내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A사업자가 판매한 금액이 X라고 하자. 그리고 A가 사업상 B사업자로부터 구매한 금액은 Y라고 하자. A는 X의 10%인 0.1X를 부가세로 납부한다. A가 대금과 함께 치른 부가세 0.1Y는 B가 낸다. 이렇게 세금을 매길 경우 A는 매출에서는 부가세가 까이고 매입에서는 부가세를 부담하게 된다. 그래서 매입세액 0.1Y도 빼준다. A는 0.1X – 0.1Y, 즉 0.1(X-Y)를 부가세로 내면 된다. X-Y가 부가가치이니, 여기서 부가가치세라는 이름이 나온 것이다. 0.1X는 매출세액, 0.1Y는 매입세액이라고 부른다.

매출세액이 매입세액보다 작은 경우가 있다. 부가가치가 마이너스인 경우다. 사업자가 피해야 할 상황이지만, 사업 초기를 비롯해서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 때에는 부가세를 내지 않고 돌려받는다. 이것이 환급세액이다. 부가세 신고·납부 의무는 법인사업자가 가장 자주 진다. 법인사업자는 3개월마다(4월, 7월, 10월, 1월) 내야 한다. 개인사업자는 6개월에 한번(7월, 1월) 신고한다. 간이과세자는 1년에 한번, 1월에만 납부한다.

부가세의 용어도 사업자를 헷갈리게 하는 요소다. 부가세의 1기와 2기는 1분기, 2분기가 아니라 상반기와 하반기를 뜻한다. 그럼 예정신고와 확정신고의 차이는 무엇인가. 4월과 10월 신고할 때 빠진 매입세액이 있으면 각각 7월과 1월에 추가로 확정해 신고해도 된다는 뜻이다.

※ 필자는 글쟁이주식회사 대표다. 동아일보·이코노미스트 등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다.

1446호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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