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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1인 회사 설립·운영 길잡이(6)] 공급가에 부가세 포함? 처음에 명확히! 

 

백우진 글쟁이주식회사 대표
개인과 달리 법인은 세금계산서 발행해야…홈택스에서 비교적 간단히 처리 가능

나는 개인 자격으로 강의하고 대금을 받는 데 익숙했다. 돈을 받기 위해 내가 할 일은 간단했다. 내가 강의 서비스를 제공한 곳에 내 인적사항과 계좌 사본을 주면 됐다. 그렇게 해서 내가 받은 강의료는 세금 3.3%가 원천징수된 금액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됐다. 법인사업자로서 법인 계좌에 강의료를 받으려면 내가 내 정보를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일을 처리해야 한다. 그 일은 세금계산서 발행이다. 세무당국이 사업자로 하여금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도록 한 것은 일차적으로 부가가치세 과세를 위해서다.

내가 상대 사업자에게 부가세 별도의 조건으로 강연료를 30만원 받기로 했다면 나는 부가세 3만원을 더해 33만원짜리 세금계산서를 상대방에게 발행한다.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상대방이 내게 33만원을 지급하면 나는 그중 3만원을 부가세 신고 때 납부해야 한다.

개인으로서 강의할 때엔 금액을 놓고 궁리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후 나중에 구두로 합의한 강의료가 입금됐는지 확인하면 됐다. 법인사업자가 된 이후 두 번째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때, 내 흐리멍덩한 대응이 문제가 됐다. 여러 차례 강의하기로 했고 시간당 강의료가 얼마라고 들었고 나는 그 금액에 동의했다. 그런데 그때 그 강의료가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인지, 아니면 그 강의료에 부가세를 얹은 금액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지를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나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할 때에 가서야 깨달았다. 뒤늦게나마 그 회사 담당자와 합의를 이뤘고 일이 무난하게 처리됐기에 망정이지, 초짜 사업자로서 내가 미숙함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직접 해보자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은 어떻게 하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에 앞서 나는 상대방에게 내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법인계좌 사본을 보내고 상대방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받는다. 그리고 국세청의 인터넷 사이트인 홈택스(hometax.go.kr)에 들어간다. 홈택스 둘째 단 메뉴 중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을 누르고 들어가면 된다.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와 사업장 주소를 입력하고 공급가액과 부가세를 입력하면 된다. 이어 그 회사의 담당자 e메일을 적는다.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는 월별, 분기별로 목록과 합계표를 조회할 수 있고 부가세를 신고할 때 쓰인다(부가세 신고와 관련한 내용은 5회분 참조).

전자세금계산서는 법인사업자가 처리할 일 가운데 난이도 측면에서 아주 간단한 편이다. 물론 나는 전자세금계산서 발행도 한 번에 성공하지 못했다. 나는 홈택스에 기존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한 후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시도했다. 나중에야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해서는 별도의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함을 알게 됐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을 위한 공인인증서를 발급해주는 회사가 많다. 사업자등록증 사본, 대표자인 내 신분증의 사본과 공인인증 서비스 신청서 등 서류를 지니고 가서 신청해야 하니, 들르기 편한 곳으로 선택하면 좋다.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발급받기 위해 나는 무인발급기가 있는 세무서를 찾아갔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증 사본은 홈택스에서도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 홈택스의 ‘민원증명’ 메뉴로 들어가면 되고, 인터넷 발급은 24시간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사실 또한 나는 나중에 알게 됐다.

별도 공인인증서 발급받아야

공인인증서는 인증 범위에 따라 전자거래범용, 지문보안토큰, 홈택스 세금계산서용 등으로 나뉜다. 전자거래범용은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모든 전자거래업무, 즉 전자입찰, 계약, 구매,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전자민원,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 금융권 업무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지문보안토큰은 나라장터에 전자입찰할 때 쓴다. 발급 금액은 예컨대 각각(부가세 별도) 10만원, 6만원, 2만원이다. 전자입찰에 응할 일이 없는 나는 가장 저렴한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이 별도의 공인인증서로 홈택스에 로그인해 나는 최초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금액은 25만원, 부가세 포함해 27만5000원짜리였다.

주식회사를 설립한 이후 처음 매출을 일으켰고 조만간 대금이 법인계좌로 들어온다는 생각에 내 마음은 부풀어올랐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후에 맞닥뜨린 현실은 당황스러웠다. 나는 사업자등록을 2월 26일에 마친 뒤 6월부터 일을 본격적으로 벌이려고 했다. 그러나 상당 기간 ‘적극적 개업에 이은 비자발적 휴업’ 상태가 이어졌다.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전송하는 기한은 거래가 속하는 달의 다음달 10일이다. 그날이 공휴일이나 토요일인 경우에는 바로 다음 영업일까지 발급하고, 발급일의 다음날까지 전송해야 한다. 발급 전송기한을 지나 발급하거나 전송한 경우에는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나는 사업자가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도 매출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각한다. 내가 직접 수강생을 모아서 각 수강생으로부터 강의료를 받는 경우다. 그럴 때에는 사업자등록번호가 없는 각 개인에게 어떻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할까? 홈택스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메뉴로 들어간 뒤 ‘공급받는 자 구분’에서 ‘사업자등록번호’ 대신 ‘주민등록번호’를 누르면 된다. 수강생이 세금계산서 외에 연말정산에 필요하다며 현금영수증도 발행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현금영수증 발행에 대해서는 다음에 적당한 곳에서 알아보기로 한다.

[박스기사] 세금계산서는 부가세 증빙 서류

세금계산서는 부가가치세 과세 사업자가 거래 상대방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후 부가세를포함해 대금을 청구하는 데 활용된다. 세금계산서는 부가세 납세 및 과세 자료로 활용된다. 아울러 발급받는 사업자에게는 매입세액공제의 근거 자료가 된다. 또 세무당국의 법인세 과세 자료로도 쓰인다. 세금계산서에는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와 성명 또는 명칭,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 공급가액, 부가가치세액, 사업장 주소, 작성연월일 등을 기재한다. 일반과세 사업자만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다. 간이과세자는 간이영수증만 교부할 수 있다. 일반과세자 중에서도 사업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소매업, 음식점업 숙박업은 간이영수증을 발급한다. 영수증에는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을 기재한다. 부가세를 면제받는 면세사업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못한다. 면세사업자는 부가세액을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공급가액만 적은 계산서를 교부한다. 이 계산서는 매입세액을 공제받는 증빙으로 쓰이지 못한다.

※ 필자는 글쟁이주식회사 대표다. 동아일보·이코노미스트 등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다.

1448호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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