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CHECK! REPORT 

 

정리=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한국개발연구원히려 | 내년 한국 경제 저성장 국면 진입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낮췄다.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내년에는 잠재성장률(2.7~2.8% 추정)을 밑도는 저(低)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일자리 사정도 고용 참사가 빚어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우리 경제가 여전히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있고 이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경제 위기론’을 반박한 것과는 상반된 견해다. KDI는 최근 ‘KDI 경제전망’(2018년 하반기)을 통해 “한국 경제는 내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질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실질성장률을 각각 2.7%, 2.6%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올해 2.9% 내년 2.7%)에서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내린 것이다. 앞서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씩 낮춘 2.7%, 2.8%로 각각 전망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잠재성장률이 2.7~2.8%로 형성돼 있다고 보는데,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모습”이라며 “경기가 거의 정점을 지나면서 하향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상승 없이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KDI는 투자·소비·고용 등 거의 모든 경제 부문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냈다. 우선 지난해 14.6% 늘었던 설비투자가 올해 1.8% 줄고, 내년에는 1.3% 찔끔 는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7.6% 증가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마이너스로 뒷걸음질 친다. 가파른 투자 감소가 전망치 하향의 주된 원인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최악의 고용 사정 역시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고용 한파가 이어지며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7만 명, 내년 10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만 놓고 보면 취업자 수 증가폭이 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9년 1분기(-14만 명)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모두 3.9%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씩 올렸다. KDI는 “올해 실업률이 가파르게 오른 주요 이유가 노동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2.6%, 내년 2.4%로 5월 전망 대비 0.2%포인트씩 낮췄다. 대출 규제 및 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이 소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 또한 청와대의 시각과 배치된다. 장 실장은 10월 4일 “내년에는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온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 말대로라면 내년에는 경제지표가 호전돼야 하지만 KDI는 오히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고, 성장률이 단기간에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KDI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KDI는 “내수 경기 둔화 및 고용 부진으로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수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또 “산업경쟁력 회복이 지연될 경우 소득 불평등 완화와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의 성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 국내 벤처투자 GDP 대비 0.2%에 불과


▎사진:© gettyimagesbank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해외 벤처 강국에 미치지 못하며, 창업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국내 벤처금융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0.19%에 그쳤다. 이는 벤처투자 규모가 미국은 GDP 대비 0.37%, 중국이 0.28%인 것에 비교해 뒤처지는 수준이다. 창업 초기 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전체 벤처투자 가운데 창업한 지 3년이 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16년 37%에서 올해 상반기 30%로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창업 3∼7년차인 벤처투자 비중은 2016년 29%에서 올해 상반기 36%로 확대됐다. 이는 정부의 벤처기업 지원정책이 창업 초기 단계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 800개를 만들고, 이들 기업의 성장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정부는 성장보다는 창업 초기 단계 벤처에 투자하는 ‘엔젤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젤투자는 투자 기간이 긴 만큼 민간에서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원 측은 “스타트업을 위한 IT 인큐베이터 프로그램(TIPS)이 있기는 하지만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연계 투자도 확대해 기술창업에 대한 정부의 투·융자 복합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수출입은행 | 올해 연간 수출액 6000억 달러 돌파 전망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4분기에 수출이 9% 안팎 증가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2018년 3분기 수출 실적 평가 및 4분기 전망’에 따르면 향후 수출 경기를 판단하는 수출선행지수는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6%, 전 분기 대비 1.3% 상승했다. 이 지수는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수출용 수입액, 산업별 수주 현황, 환율 등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종합한 수치다. 연구소는 “올해 3분기에는 IT·가전의 경쟁 심화와 현지 부품 조달 비중 증가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부진했지만, 제조업 경기 호조와 인프라 사업 확대로 중국 등지로의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올해 4분기에도 수출대상국의 경기가 안정적이고 유가 상승세가 유지되는 등 수출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저효과까지 고려하면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9%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6% 안팎 증가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다만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등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수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 |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해야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의 증권거래세가 과도한 만큼 인하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증권거래세의 국제적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요 나라보다 높은 증권거래세율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거래세율(0.3%)은 주변 국가인 중국·홍콩·태국(0.1%), 대만(0.15%), 싱가포르(0.2%)보다 높다. 미국과 일본은 거래세가 없다. 스웨덴은 주변국보다 과도한 거래세 도입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본의 국외 유출이 발생했고 결국 거래세를 폐지했다. 보고서는 특히 현행 거래세는 투기 규제라는 애초 목적보다는 세수 확대 목적의 비중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양도소득세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이중과세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되는 대주주의 기준은 올해부터 종목별 평가액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낮아졌다.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하향 조정돼 2021년 4월부터는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양도세를 내게 되는 이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양도차익의 규모에 따라 22~27.5%의 양도세를 내면서 동시에 거래세도 함께 내야 한다. 보고서는 “거래세와 양도세를 모두 과세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거래세율을 현행 0.3%에서 양도세 확대시기에 맞춰 0.2%, 0.1%로 점진적으로 인하하고 궁극적으로 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연구원 | 수출지원사업, 수출액 300만 달러 미만 기업에 효과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소 제조업에 대한 수출 지원 효과를 높이려면 기업 규모나 업력에 관계없이 수출 규모 300만 달러 미만 기업을 주요 지원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중소 제조기업에 대한 수출지원사업의 성과는 있는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수출 지원 사업 혜택을 받은 기업은 규모와 업력 등에 따라 혜택의 효과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 수출 증가율은 종업원 수 20∼50인 미만과 종업원 수 50∼100인 미만 기업이 가장 높았고, 수혜 이후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및 매출액 증가 효과는 사실상 종업원 수 20인 미만 기업에 집중됐다. 수출 규모별 수출 증가율은 수출 규모가 300만 달러 미만인 기업을 제외하고 수혜 이후 계속 줄었다. 고용 증가율은 대체로 수출 규모에 관계없이 수혜 기업들이 비수혜 기업들보다 높았다. 매출 증가율은 수혜 다음 연도부터 수출 규모 300만 달러 미만 기업에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업력별 수출 증가율은 업력 7년 미만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가운데 업력 14년 이상 기업군에서는 수혜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가 크지 않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증가율도 업력과 관계없이 수혜 이후 계속 증가했으며, 매출 증가율은 업력 7년 미만 기업들만 수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기업 규모나 업력에 관계없이 수출 규모가 300만 달러 미만 기업의 수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며 “기업 규모와 수출 규모가 클수록, 그리고 업력이 높을수록 신규 수출 가능성과 기존 수출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지원사업의 목표를 수출 규모 300만 달러 미만 중소기업의 수출 규모 확대와 함께 내수 중소기업의 수출 기회 확대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459호 (2018.11.1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