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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두 방에 무너지나?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표면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지난해 7월 비트코인에서 ‘갈라져 나온(하드포크)’ 비트코인캐시가 지난 11월에 다시 갈라지면서 ‘고래’라고 불리는 큰 손 두 명이 충돌했다. 지난해 말 4000달러였던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현재 200달러 선이다. 비트코인이 계속 갈라져 나오는 이유는 연산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가 높아서 결제 수단으로 부적합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인 하드포크를 하게 되면 이전 버전과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암호화폐가 하나 더 생기는 것과 같다. 지난해 비트코인의 하드포크를 주도한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기 업체 비트메인의 우지한은 이번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에서도 우세하다. 우지한 측은 스마트 계약 기능을 넣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보유자끼리 매매가 가능한 비트코인ABC를 밀고 있다. 반대쪽에는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던 호주 출신의 크레이그 라이트가 있다. 라이트는 비트코인의 기존 규정을 이어받되 블록 크기를 32MB에서 128MB로 대폭 늘리자며 이를 비티코인SV라고 부른다. 컴퓨팅 파워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하드포크에선 중국의 채굴왕인 우지한이 앞설 수밖에 없다. 문제는 크레이그 라이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비트코인 보유자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면서 불거졌다.라이트는 11월 14일 트위터에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캐시(비트코인ABC) 쪽 편을 들면 우리는 비트코인을 모조리 팔 것이고, 그러면 시장은 무너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라이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가 되더라도 나를 막을 수는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 글을 올렸다.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돌아가려면 누군가는 컴퓨팅 파워를 투입해서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그런데 그 대가로 주어지는 암호화폐의 가치가 투입되는 자본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채굴은 중단되고 비트코인 블록체인도 멈추게 된다. 해킹이 불가능한 비트코인 체계에서 위·변조가 가능하려면 51%의 해시파워(채굴력)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는 게 그만큼의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다. 하지만 가격이 아무리 하락해도 두렵지 않다는 큰 손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투자심리, 채굴 동기부여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난 3개월 동안 500~600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캐시 가격도 비트코인의 폭락에 따라 200달러대로 내려왔다.비트코인 가격 급락의 또 다른 이유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행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11월 15일 5000달러대로 떨어진 다음날인 16일 SEC는 증권 규제를 따르지 않고 암호화폐공개(ICO)를 감행한 에어폭스와 파라곤에 사상 처음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25만 달러였지만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배상할 것과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등록하도록 강제한 게 악재가 됐다. 이는 미국 금융규제기관들이 본격적으로 ICO를 규제할 것이라는 신호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이 조치가 나오고 3일 후 비트코인 가격은 4000달러대로 떨어졌다.이 두 가지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흔들어놨다. 국가 경제를 포함해 돈이 오가는 모든 영역에선 투자심리를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경기에 관한 증권사나 언론사의 예측이 상반된다 하더라도 결국 주가는 위나 아래 둘 중 하나로 움직인다. 실제로 경기가 좋든 아니든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면 항상 답을 주는 것도 시장의 법칙이다. 경기가 나쁘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가구가 많아질수록 민간 소비는 줄어들고, 이런 행동으로 경제성장률까지 흔들린다.
암호화폐 가치관까지 변해야 하는지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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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메이 “오히려 통제사회 구축” 쓴소리사이퍼펑크 선언 작성에 참여한 티모시 메이는 최근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기고를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의무처럼 부과되는 고객파악제도(KYC),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신원 조회와 배경 확인 결과에 따라 계좌를 압류하거나 의심스러운 행위를 비밀경찰 같은 당국에 신고하는 법안 따위는 절대 사토시의 구상에 없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거버넌스나 규제, 블록체인 등 겉만 번지르하게 포장된 온갖 개입과 정부의 간섭이 결과적으로 아주 엄격한 감시 국가, 모든 걸 문서로 만들고 관리하는 통제 사회를 구축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코인데스크 코리아 11월 16일자)모든 기술과 아이디어가 반드시 처음 기획했던 그대로 쓰여야 하는 건 아니다. 많은 기업이 처음 의도와 달라도 돈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피봇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있기는 하다. 기적의 백혈병 치료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등도 처음 개발 의도와는 다른 효능이 발견돼 획기적인 약이 됐다. 하지만 이들 신약은 무언가를 치료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이뤄냈다. 신념을 가지고 시작해놓고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진 않았다. 암호화폐 개발진들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동안 집중해온 가치관은 탈중앙화, 개인정보 보호, 규제기관의 우회 등이다. 이런 가치관조차 피봇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박스기사]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란? - 거래장부 원본을 모두가 보관해 신뢰 확보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알려지지 않은 개인 혹은 개발자 집단이 만든 최초이자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거래되는 암호화폐다.비트코인은 데이터를 무작위의 문자열로 바꿔 표현하는 해싱(하나의 문자열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주소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짧은 길이의 값이나 키로 변환하는 것), 개인 간 거래인 P2P 네트워크, 암호화 그리고 특정 난이도의 작업을 수행했다는 증명을 하는 작업증명(POW) 등의 기술로 이뤄졌다. 비트코인은 발행이나 관리 주체가 없이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화폐를 발행한다.화폐 발행을 채굴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은 계좌가 모두 영문과 숫자 64개로 만들어진다. 유효한 조합을 찾는 행위가 채굴이다. 먼저 목표값에 해당하는 해시값을 누군가 찾게 되면 ‘블록’이 발행된다. 이 블록이 10분마다 하나씩 계속 이어지고 각각의 블록은 이전의 모든 거래 내역을 암호화해서 지니고 있다. 블록이 체인처럼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를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한다. 이렇게 블록을 발행하면 만든 사람은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게 된다. 블록은 과거의 계약을 담고 있기 때문에 거래장부 원본이 된다. 각 거래에는 이체 수수료가 포함돼 있는데, 블록 발행자는 이 수수료도 함께 받는다. 비트코인 발행은 오직 채굴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으로만 이뤄진다.블록을 생성하는, 즉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먼저 해시값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은 누가 얼마나 컴퓨팅 파워를 투입했느냐에 따라서 좌우된다. 만약 현재 채굴 중인 모든 컴퓨팅 능력의 10%를 자신이 투입했다면 10%의 확률로 블록 생성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규모 채굴장을 만들고, 수많은 CPU와 GPU를 가동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가 갖는 가치 하락의 문제점을 발행개수를 2100만개로 한정하고 발행속도를 블록 생성 난이도와 연동시켜 해결한다. 만약 누군가 압도적인 컴퓨팅 파워를 투입해 10분이 걸리던 블록 생성 속도를 5분으로 줄인다면 특정인에게 지나친 힘이 실리고, 이는 비트코인 체계상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블록 생성에 필요한 해시값 생성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한다.비트코인을 이체하려면(지불 혹은 판매 하려면) 수십개의 영문과 숫자의 조합으로 된 개인키가 필요하다. 이를 이미 공개돼 있는 64개의 영문과 숫자 조합의 주소와 결합하면 자신의 비트코인 주소로 보내 확보하게 된다. 개인키를 탈취당하면 자신이 가진 모든 비트코인도 다 탈취당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이라고 하는 블록체인은 해킹이 불가능하다. 모든 거래자들이 동일한 거래장부 원본을 나눠가지는데 이 내용이 담긴 블록을 하나만 교체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10분마다 생성되는 블록은 이전에 있던 블록의 내용을 암호화해 가지고 있다. 이 모든 내용이 담긴 전체 사용자의 블록을 현실적으로 임의로 교체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