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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줄 잇는 ‘로또’ 분양] 위례·강남·과천 청약경쟁 치열할 듯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위례에서만 5000가구 분양 계획… 청약제도 달라져 주의점 늘어

▎지난해 말 분양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 옆 대장지구 견본주택.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포레자이는 지난 1월 3일 청약 접수에서 평균 13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487가구 모집에 6만3472명이 신청했다. 공사 기간은 물론, 입주 후에도 5년 간 팔지 못하는 8년 전매제한에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로또’ 단지여서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820만원인데 인근에 들어서 있는 단지 시세는 3.3㎡당 3000만원 수준이다. 위례포레자이와 같은 날 청약접수한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용두5구역 재개발 단지로 249가구 모집에 8307명이 신청, 33.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가가 3.3㎡당 2600만원이었는데 인근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시세(3.3㎡당 3000만원)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연초부터 분양시장에 ‘로또’ 청약 열기가 뜨겁다. 가라앉은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올해도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싼 로또 기대감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긴 해도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 범위 내에서 조금씩 오르면서 분양가와 주변 시세 간 격차가 다소 좁혀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주변 시세는 껑충 뛰었지만 분양가는 게걸음이어서 아직도 차이가 크다.

올해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곳은 위례다. 3년여 만에 분양 재개 테이프를 끊은 위례포레자이에서 보듯 위례 분양가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주변 시세 대비 워낙 싸기 때문이다. 위례에서 5000가구가량 분양 계획을 잡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1000여 가구, 우미건설 2개 단지 1300여 가구, 호반건설 2개 단지 1300여 가구 등이다. 중흥건설과 계룡건설 각 400여 가구다. 모두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이어서 1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다. 위치는 ‘북위례’다. 서울 송파구와 하남시 권역이다. 호반건설과 계룡건설 물량이 송파구이고 나머지는 하남시다.

분양가는 위례포레자이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공급받은 택지가격이 위례포레자이보다 분양가 기준으로 단지에 따라 많게는 3.3㎡당 200만원까지 더 비싸기 때문이다. 주로 송파구 택지공급 가격이 더 높았다. 분양가에 반영되는 건축비도 조금 오른다. 매년 3월과 9월에 정부의 기본형 건축비가 발표된다. 기본형 건축비는 공사 비용과 자재비·인건비 등을 합쳐 산정하는데,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 3월엔 지난해 9월보다 1~2%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로는 400만~500만원 정도 인상 요인이다.

전용 85㎡ 초과 위례 분양에 1주택자도 청약 가능


업체들은 3월 기본형 건축비 고시 이후 분양할 계획이다. 업계는 단지에 따라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주변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가량 낮다. 현재 송파구 위례신도시 시세는 3.3㎡당 3100만~3400만원 정도다. 2017년 1월 입주한 위례중앙푸르지오1단지 전용 102㎡의 시세가 3.3㎡당 14억원 선이다.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는 “전용 85㎡ 초과로 유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어 내 집 마련 수요뿐 아니라 새집으로 옮기려는 갈아타기 수요도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올해도 분양시장의 태풍이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만 4개 단지가 분양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그랑자이, 삼성동 상아2차를 다시 짓는 상아2차래미안, 역삼동 개나리4차 재건축 단지인 역삼아이파크,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 등이다. 현재 강남권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로 3.3㎡당 최고 4687만원이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의 가격이다. 올해 분양하는 단지들은 이 단지 이후 1년 이내에 분양하면 이 가격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 일대에 입주하는 새 아파트 시세가 3.3㎡당 6000만원 정도다.

강남권 옆 강동구에도 매머드급 단지가 분양한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다. 건립가구수가 1만2032가구로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의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보다 더 규모가 크다. 일반분양분이 5056가구에 달한다. 둔촌주공은 입지 여건이 좋아 강남권 못지 않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구 일대에서 최고 분양가는 지난해 6월 고덕주공 6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자이 3.3㎡당 2400만원대였다. 둔촌주공이 1년이 지난 올해 6월 이후 분양하면 분양가를 10%까지 올릴 수 있다. 고덕동 일대 재건축 단지 시세 3.3㎡당 3300만원 선과 비교하면 분양가가 올라도 3.3㎡당 600만~700만원 저렴한 셈이다.

수도권에서 주목받을 재건축 분양 단지는 광명 철산주공7단지다. 지난해 분양한 철산주공4단지 철산센트럴푸르지오의 분양가가 3.3㎡당 2200만원대였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과천에서 별양주공6단지를 재건축하는 프레스티지 자이가 올해 나온다. 과천주공7-1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의 분양가가 3.3㎡당 2955만원이었다. 올해 2월 이후 분양하면 1년이 지나기 때문에 3.3㎡당 3000만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과천 재건축 새 아파트 시세근 3.3㎡당 4000만원 정도다. 지난해 7월 입주한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전용 84㎡ 시세가 3.3㎡당 4000만원 선인 14억원가량이다. 과천에서 주목받을 물량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이 있다. 올해 분양을 시작한다. 지난해 대우건설이 3.3㎡당 2600만원 정도로 분양을 추진하다 분양이 늦어졌다. 분양가가 재건축 단지보다 훨씬 저렴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금 20% 등 자금 부담 커져

청약에 주의할 점은 더 늘었다. 지난해 말 청약제도가 일부 바뀌면서다. 유주택자의 당첨 문턱이 높아졌다. 추첨 물량 중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25%가 탈락한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추첨 경쟁을 하게 된다. 1주택자도 입주 후 6개월 이내 기존 집을 처분한다는 조건이다. 분양받아 추가로 집을 늘리는 게 불가능한 셈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매제한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전매제한 기간이 대개 입주까지인데, 위례와 같은 공공택지에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많이 싸면 최고 8년까지 전매제한된다. 재건축 단지는 공공택지가 아니어서 전매제한 기간이 입주까지다. 자금 부담도 커졌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력으로 중도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인기 지역 단지는 전용 85㎡ 초과이면 웬만해선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다. 계약금도 늘었다. 대개 분양가의 10%인데, 요즘은 인기 단지들의 경우 계약금을 20%로 높이는 추세다. 지난해 말 이후 분양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위례 등 모두 계약금이 20%였다. 계약금은 대개 1, 2차로 나눠 내기도 하는데 당첨된 후 한 달 이내에 낸다.

1470호 (2019.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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