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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 MS·구글·애플,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앞장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비용 절감, 신용평가등급 상승, 투자유치 등에 유리… 친환경 이미지 높이려는 사회책임활동 넘어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량을 적극 늘리고 있다. MS·구글·애플 등은 세계의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재생가능에너지로 사업장의 전력을 충당할 계획이다.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는 단순히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려는 사회책임활동을 넘어서고 있다. 비용 절감, 신용평가등급 상승, 투자유치 등에도 유리하게 작용해서다. 세계 주요 기업의 재생가능에너지사용 현황을 살펴봤다. 또 2050년까지 재생가능한 친환경 발전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의 100%를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마크 제이콥슨 스탠퍼드 대학 환경공학과 교수와 e메일로 만나봤다.


▎애플은 미국 애리조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으로 공급하고 있다. / 사진:애플 제공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미국·유럽·중국 사업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 곳곳에 있는 39개 제조공장과 사무용 건물에 3.1GW 규모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113만 가구가 1년 간 소비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메모리반도체 2위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1월 해외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소비하는 전력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조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도체 업계의 양대산맥이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을 준비하는 배경엔 글로벌 ICT 기업 사이에서 거세게 부는 친환경 바람이 있다.

지난 7년 간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은 애플이었다. 삼성전자 매출의 6%가 애플과의 거래에서 나온다. 애플은 2015년 200개가 넘는 부품 납품 업체에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 부품만 납품하라’고 요구했다. 애플이 추진하는 ‘클린 에너지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애플은 2020년까지 원재료를 구하고 원재료를 중간재나 최종재로 변환하고 최종 제품을 고객에게 유통하는 모든 과정, 즉 공급사슬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부품 공급 업체들은 애플의 거래 조건을 받아들여 사업장 소비전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애플의 조건을 받아들여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 美·中·유럽 사업장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

최근 글로벌 ICT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량을 적극 늘리고 있다. 국제재생가능에너지기구(IRENA)가 2017년 세계 상장기업 2400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ICT 기업 절반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쓰고 있거나, 사용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애플은 전 세계 사업장에서 쓰는 전력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했다. 페이스북은 모든 데이터센터를 재생가능에너지로 가동하고 있고 2020년엔 모든 사업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들은 애플 사례처럼 거래처에도 깨끗한 전기로 만든 제품을 납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사회책임활동(CSR) 차원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내세웠다. 그러다 세계 195개 국가가 2015년 12월 프랑스에 모여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기업의 이익 창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정부와 소비자의 요구가 거세졌다. 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의 사용량을 늘려 이 요구에 대응했다.

이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은 기업 CSR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비용을 절감하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잡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스쿠퍼스하우스가 2016년 기업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80%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으로 기업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기후변화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시장 선두업체들이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성장기회를 능동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헬스케어 업체 벡톤디킨슨의 스테판사이착 부사장은 미국 환경청과 ‘그린파워 파트너십’을 맺고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은 기후변화 대책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기업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늘리면 비용 절감, 신용평가 등급 개선, 투자유치 용이 등 3가지 경영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꼽는 경영효과는 비용 절감이다. ‘재생가능에너지 전기를 쓰면 요금 오르는 거 아니야?’라는 오해가 있다. 이는 옛날 이야기다.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단가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의 균등화 발전원가는 지난 10년 간 75%, 풍력은 30% 하락했다. 눈치 빠른 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시설을 일찌감치 확보해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반면 화석연료 발전비용은 지난 10년 간 꾸준히 늘고 있다. 환경비용까지 감안하면 발전단가는 치솟는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탄소세·환경규제 등 운영비용 상승 요인이 많다. 유럽 재생가능에너지 조달 연대체 알이소스(RE-Source) 소속 기업 92%가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값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은 기업 신용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S&P·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은 기업의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능력을 중요한 신용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S&P에 따르면, 환경과 기후(Environmental and Climate, E&C) 리스크 관리능력이 기업 신용등급을 좌우하는 사례가 2년 만에 2.4배 증가했다(2017년 기준). 그중 56%의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S&P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 에너지 효율화에 나서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늘린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를 유치하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큰 손’들이 기후변화를 촉발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꺼린다.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이 한전·포스코·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네덜란드 금융사 ING그룹은 지난해 “환경오염을 가장 심각하게 유발하는 석탄은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깨끗한 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며 “2025년부터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하려는 고객은 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해 기후변화 리더십에 앞장 선 기업들은 투자자금 확보에 유리해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그린본드(green bond, 친환경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60%가량 늘어 1300억 달러를 넘었다.

노르웨이 연기금, 기후변화 촉발 기업 투자금 회수

소비자도 기업이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미국 마켓리서치 회사 마슬란스키앤파트너스(Maslansky&Partners)가 지난해 미국 전역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0%가 기업의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선언을 지지했다. 반면 소비자는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선언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당장 실천하기 어려워도 목표를 세우고 실행 방법을 찾는 기업을 높게 평가했다. 소비자 취향 변화에 민감한 소비재 부문 기업 17개가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선언했다. 그린피스 관게자는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은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한국 기업도 흐름을 읽고 빠르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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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2호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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