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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로 무장한 메트라이프생명 T&I 지점] “보험 업계 김&장으로 만들겠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이 전체 인원의 79%… “300명으로 인력 늘려 매월 3억원 성과 낼 것”

▎메트라이프생명 T&I지점 인력은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61명의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 사진:김현동 기자
보험사들이 VIP고객에게 세무회계·상속증여·법률 서비스를 선보인 건 2000년대 초반이다.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을 영입해 양극화된 보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일반 고객에겐 모바일과 텔레마케팅(TM)등 다이렉트 채널로 저렴한 보험상품을 선보이고, 고소득층에겐 상속증여와 부동산, 법률상담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너도나도 유사한 자문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차별성이 떨어졌다. 이에 보험사들은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기존과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보험사 중 가장 먼저 차별화를 꾀한 곳은 메트라이프생명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2017년 8월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로 구성된 T&I 지점을 선보였다. 가장 큰 특징은 세무사를 비롯해 변호사·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직접 재무설계사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여종주(42) T&I 지점장은 “이들은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자문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는 기술(Technic)과 지식(Intelligence)의 약자로, 고객들에게 전문성에 기반을 둔 컨설팅 기술과 보험에 대한 지식을 접목시킨 포괄적인 재무설계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T&I 지점은 문을 연 지 1년 반 만에 77명으로 규모를 확장할 정도로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점이다. T&I 지점에서 최고의 영업실적을 자랑하는 대표 재무설계사인 여종주 지점장, 김태우(36) T&I 부지점장, 조용건(39) FSR(재무설계사)를 지난 3월 22일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메트라이프생명 강남센터에서 만났다.


▎여종주 T&I 지점장 / 사진:김현동 기자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의 강점은 뭔가.

여종주 지점장(이하 여종주): 말 그대로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가 다른 재무설계사처럼 보험상품을 판매한다는 게 강점이다. 다른 보험사에서는 변호사나 세무사가 세무·법률 자문만 해준다. 그런데 T&I 지점에서 활동하는 전문직 출신 설계사들은 본업과 보험영업 두 가지 일을 병행한다. 때문에 고객들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고, 이들로부터 직접 자신에게 알맞은 보험상품을 제안받을 수 있다. 고객과 재무설계사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

김태우 부지점장(이하 김태우): 현재 여의도에서 개인세무사 사무소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메트라이프생명 전체 부지점장 256명 중에 1등을 했다. 주변에서 두 가지 일을 하면서 1등을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는다. 사실 답은 간단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하면 된다. 과거에는 보험영업 일을 시작하면 상품 내용을 파고들기보다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고객들도 많은 금융상품을 접하다보니 똑똑해졌다. 그렇다 보니 ‘지인 찬스’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세무사를 하다 보니 관련 일 때문에 만나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세무 상담을 요청한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와 고객 간의 신뢰가 형성된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한다.

조용건 재무설계사(이하 조용건): 공인회계사로 8년, 변호사로 2년 간 일했다.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메트라이프생명에 입사했다. 사실 들어오기 전까지는 ‘내가 보험영업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재무설계사에 내 직업을 활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변호사·변리사·회계사·세무사 등 4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고객들은 나에게 세무회계부터 법률 자문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나 회계사 등을 따로 찾아갈 이유가 없다. 내가 가진 지식을 융합하니 고객들에게 종합적으로 컨설팅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연봉 1억원 이상 고소득 설계사 인증인 MDRT(백만불원탁회의) 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T&I 지점의 평균 월납 보험료는 전국 100개 지점 평균의 약 2.4배 정도 된다. 여종주 지점장은 “T&I 지점의 주요 고객은 고소득층과 법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월납 보험료가 다른 지점보다 높은 편”이라면서도 “이를 위해 자체교육과 지식공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우 T&I 부지점장 / 사진:김현동 기자
전문직 출신이면 모두 재무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나.

여종주: 세무사 자격증만 있다고 뽑는 건 아니다. 자격증 취득 후 어디에서 일했는지도 매우 중요하게 본다. 일례로 김태우 부지점장은 국세청에서 근무했다. 국세청에서 근무하면 세무 행정부터 다양한 실무경험을 접하기 때문에 세무회계 자문의 폭이 넓어진다. 얼마 전에도 국세청 조사국에서 일한 세무사들을 영입한것도 그런 이유다. T&I 지점에는 세무사 44명을 비롯해 회계사(6명), 노무사(3명), 감평사(1명), CFA(2명), 의사(1명), MBA(1명) 등 총 61명의 전문직 재무설계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비중이 전체(77명) 인원의 79% 이른다.

김태우: 예컨대 자산가들이 고민하는 상속·증여·가업승계를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능력있는 전문가를 찾고 있다. 또 세무사라고 관련 전문 지식만 가진 사람이 아닌 회계사나 변호사와 같은 다른 분야의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대부분 지점장이나 재무설계사들이 전문직 인력을 직접 스카우트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영입한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 10명이 4월부터 교육을 받는다.

사회경험이 있어도 보험영업은 생소할 텐데 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나.

여종주: 입사하면 가장 먼저 영업사원이 지녀야 하는 태도 교육을 받는다. 예컨대 변호사가 사건을 의뢰받기 위해 고객을 만나거나 상담하는 것은 고객과 변호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영업은 모르는 사람에게 물건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동등한 입장이 될 수 없다. 그동안 갖고 있던 권위의식을 버려야 한다. 교육받는 사람도, 교육하는 사람도 어려운 점이다. 두 번째는 태도부터 말투, 복장, 안경테까지 모두 바꾼다. 영업하는 사람에게 이미지가 매우 중요해서다. 첫인상이 계약의 성사여부를 좌우하곤 한다.

김태우: 본인의 전문 지식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전문 지식도 교육한다. 세무사면 세무지식에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세무사라도 노무지식, 고용, 상속·유언 등 지식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입사 후 교육기간은 한 달 정도다. 교육이 끝났다고 곧장 현장에 나가지는 못한다. 실전 연습도 해야 해서다. 두 달 정도 선배들이 교육생들과 함께 영업을 위한 예행 연습을 한다. 영업하면서 받을 수 있는 질문과 거절 당해보기와 같은 멘탈 트레이닝도 한다. 재무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6개월 동안 교육받기도 한다. T&I 지점의 장점은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R&D센터에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개발한 콘텐트를 재무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조용건 FSR 재무설계사 / 사진:김현동 기자
전문직 출신 재무설계사가 늘면 상대적으로 일반 재무설계사의 입지가 좁아질 것 같다.

김태우: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그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 침체, 고령화 시대에 진입 등으로 보험을 중도 해지하거나 새로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 보험사의 수익이 줄면서 재무설계사 숫자도 줄고 있다. 전문성 없이 지인의 소개로 영업하는 재무설계사는 앞으로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도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일반 재무설계사들도 본인의 목표와 의지가 있다면 T&I 지점에 있는 각 전문가에게 분야별로 심도있는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지난 3월 23일 전국에 있는 전문직 재무설계사와 일반 재무설계사 200여 명은 메트라이프생명 강남센터에 모였다. T&I 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직 재무설계사들이 어떻게 영업을 하는지, 성공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다. 이날 김태우 부지점장과 조용건 재무설계사가 강사로 나섰다. 김태우 부지점장은 “T&I 지점의 주도로 전국에서 재무설계사들이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T&I 지점 모델이 안착하면 후배 재무설계사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고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대하는 성과는

여종주: T&I 지점의 주요 고객은 법인이다. 전체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인이 보험계약을 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 많지 않아 매월 실적을 올리기 어렵다. 이제부터는 월납 보험료 1000만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앞으로 재무설계사를 300명으로 늘려 매월 3억원의 실적을 내는 지점으로 키워 내겠다. 궁극적으로 T&I 지점 모델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고 싶다. 보험 업계의 김&장이 되고 싶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다른 보험사와 다르게 온라인 채널 없이 설계사와 고객의 대면상담 원칙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경쟁력 있는 재무설계사 조직이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박스기사] 메트라이프생명은 어떤 기업 - 탄탄한 재무건정성 기반으로 20년 연속 흑자경영


▎사진 : 메트라이프생명
메트라이프생명은 전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있는 메트라이프 금융그룹의 자회사다. 국내에는 1989년 출범한 이후 국내 첫 변액유니버셜보험과 금리 연동형 유니버셜달러 종신보험, 업계 첫 질병 코드를 도입한 ‘GI보험’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60만건의 보유계약을 돌파했고, 전속설계사 불완전판매비율은 0.04%로 자산규모 10대 생명보험사 중 최저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2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20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했으며, 자산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섰다. 비결은 차별화에 있다. 다른 생명보험사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온라인보험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확대했다. 이와 달리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 조직에 기반을 두고 전통적이지만 전문적인 영업방식을 고수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핵심 영업 조직인 전속 재무설계사의 성장과 지속적인 조직 확대를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는 2017년 신입 재무설계사가 일정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면 초기 2년 간 월소득 300만원을 보장해주는 ‘루키 300 프로그램’을 도입해 재무설계사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입문 과정, 영업차월별 정규 과정, 특화 계층 전문 과정 등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 재무설계사 위촉 인원이 전년 대비 약 25% 증가했고 초회보험료 점유율은 약 46% 향상됐다.

1478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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