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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코스피 2000선 사수 기대감 여전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주가 수준 낮아 더 떨어질 가능성 작아…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관심 가질 만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2000 부근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10월과 연초에 하락이 저지된 선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2000에서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런 믿음에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건 우리 시장이 주요국 중에서 가장 힘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이 4월 후반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중국도 올 들어 15% 넘게 상승한 반면 우리 시장은 연초 대비 소폭의 상승에 그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중과 달리 지지부진 흐름

우리 시장이 유독 약한 건 기업의 실적이 신통치 않아서다. 1분기에 상장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걸로 보이는데, 그럴 경우 2000년 이후 최대의 이익 감소가 된다. 올해 기업 실적은 최근에 이익이 크게 줄었던 2013년에 비해 내용이 좋지 않다. 2013년은 조선과 건설회사들이 잠재적 부실 요인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한 이른바 ‘빅베스(Big Bath)’의 영향이 컸던 반면 올해는 영업 부진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대로 감소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익이 줄어드는 셈이 된다. 2012~1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하반기에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거란 기대가 있지만 아직 이익 전망치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익이 좋지 않을 경우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상황이 반전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역분쟁이 1년을 넘었지만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보호무역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건데, 그럴수록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분쟁이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거란 점이다. 중국이 해결되고 나면 유럽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독일이 반화웨이 전선에서 이탈하고,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참여해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액은 410억 달러다. 과거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압력이 확대될 경우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시장이 무역분쟁에 대해 다른 어떤 시장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2009년 6월부터 미국의 경기 확장이 시작됐다. 5월 기준으로 확장 기간이 10년을 넘어 1990년대에 세웠던 최장기 기록을 경신했다. 이 영향으로 주가도 사상 가장 긴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 둘의 경기 방향이 어긋나다 보니 미국 경제가 둔화되거나 주가가 약해질 경우 우리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선진국 시장이 강할 때에도 주가가 하락했는데, 그마저 없다면 더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은 최근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더 심해졌다. 지난 4월에 고점을 잠시 경신했다 하락해 미국 시장은 2년 사이에 3개의 고점을 만들었다. 고점을 기록했던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저항이 강해지기 때문에 이를 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찾을 수 없다. 올해 미국의 기업 이익이 소폭 증가에 그칠 걸로 전망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IT버블 붕괴 직후보다 더 낮은 수치이어서 이익이 주가를 끌고 가기 힘들다. 현재 주가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는데 기존 동력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기 때문에 일정 수준 후퇴가 불가피할 걸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과 올 초에 종합주가지수 2000에서 두 번이나 하락이 저지된 건 선진국 시장이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 시장만 하락해 가격이 싸다는 인식이 만들어진 건데 이 구도는 아직도 유효하다.

우리시장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0배 밑으로 내려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8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PBR 1.0배가 지지선이 될 거한 얘기가 많았는데 이와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 시장을 2011~2016년에 기록했던 박스권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 경우 2016년 하반기~2017년 주가 상승은 반도체 호황으로 일시적으로 박스권을 돌파한 게 되는데, 그 힘이 약해지면서 다시 원래 흐름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것 같지도 않다. 무엇보다 지금은 주식시장은 한번 고점을 치면 50% 이상 하락하던 과거와 다른 환경에 있기 때문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커다란 진폭을 기록하고 있었다. 주로 기업의 투자 변동 때문이었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가 경기가 나쁠 때는 성장률이 5%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주식시장도 이를 반영해 1년 사이에 배 넘게 올랐다가 50% 이상 하락하는 일을 겪었다.

지금은 경기 변동 정도가 과거에 비해 약하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성장률이 2%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다. 이런 구조 변화 때문에 2011년 이후 6년 동안 주식시장이 상하 20% 폭에 갇혀버렸다. 지금도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경제와 기업 이익이 좋지 않지만 주가가 이미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크지 않을 걸로 보인다. 주가가 2000에 접근할 경우 매수에 나서는 게 좋다.

연초에 주가가 2000을 바닥으로 반등할 때 반도체를 포함한 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가는 역할을 했다. 반도체가 선두에 설 수 있었던 건 삼성전자 주가가 3만7000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매수가 늘어나고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이는 주가가 오른 후 나온 반응일 뿐 상승을 촉발한 요인은 아니었다. 반도체와 함께 상승을 이끌었던 자동차·화학 등도 업종 경기가 최저로 평가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업종들이다.

지난 6년 동안의 박스권 연장선

업종 대표주는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작은 회사들이다. 이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 사서 버티기만 하면 이익이 날 수 있는데, 이런 심리가 작동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이다. 지금도 그런 상태다. 그동안은 주가가 내려오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낮아져도 주목 받지 못했지만 하락이 멈추고 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믿을 만한 기업을 중심으로 매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업종별로 1등 기업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호황일 때에는 2, 3류 기업까지 제품 주문이 늘어나지만 불황이 되면 1류 기업이 소화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주문이 줄어든다. 이런 상황이 지금 어떤 주식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될 것이다. 주가가 2000까지 내려오는 동안에는 중소형주가 관심을 모으겠지만, 상황이 바뀌면 투자 종목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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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8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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