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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 어디로] 한국 증시가 미국보다 매력적? 

 

글로벌 투자은행 잇따라 투자의견 상향… 세계 경기 회복, 가격 메리트 등 호재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해 잇따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고공행진했던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그동안 우리 증시를 외면했던 국내외 투자자들이 돌아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11월 말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유지(equal-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높였다. 또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를 2350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분쟁이나 거시경제 여건 약화 등 부정적인 요인은 이미 지수에 반영됐다”며 “코스피가 그동안 부진했던 만큼 상대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측면에서는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기술 하드웨어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시장비중(market 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올해 -33%에서 내년 22%로 반등할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안정화와 D램(DRAM)·낸드(NAND) 재고 정상화, 5세대 이동통신 수요 증가 등이 실적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초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시장비중으로 높인 데 이어 4분기에 재차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JP모건 역시 내년 아시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JP모건의 제임스 설리번 아시아(일본 제외) 담당 책임자는 “한국은 비중을 확대할 핵심 시장 중 하나”라며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런 변화에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이 11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애널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상승 흐름은 올해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 결과 내년 연말 기준 S&P 500 지수 전망치 중간값은 3260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비 20% 뛰어오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내년 연말 전망치 중간값은 2만9400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증시가 글로벌 경기 안정과 통화 완화 정책의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도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분쟁과 더불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역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주가 등이 미국 증시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020년 S&P 500지수 전망치를 2750∼3250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우리나라 증시가 내년에는 글로벌 증시와 어깨를 겨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변수에 더해 수출 부진 및 기업 실적 둔화 등의 악재를 겪으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11월 29일까지 2.30% 오르는 데 그쳐 미국은 물론 일본의 닛케이225지수(16.38%), 중국의 선전종합지수(25.65%)와 상하이종합지수(15.16%) 등 해외 주가지수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연합뉴스

1513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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