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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더 오를까] 3대 가격지수 3개월 연속 동반상승 

 

국민은행 “최소 6개월 더 오를 듯”… 매물 잠기고 부동자금 서울 아파트 쏠림

KB국민은행은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적으로 상승세에 들어갔는지를 판단할 때 3가지 지표를 본다. ①선도아파트 50 지수 ②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③서울 부동산 매매가격전망 지수 등이다. 이 지표들이 동시에 2개월 연속 오르면 장기 상승장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들 지표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동반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대세 상승세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균표 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부동산정보팀 차장은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요 아파트가 상승하고, 그 결과로 서울 전반이 오르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라며 “최소한 6개월 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적어도 6개월 더 상승’의 근거는 무엇일까. 11월 27일 외고 등 특목고 폐지 발표에 따라 서울 우수 학군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포인트라고 한다. 또 신규 입주 단지의 전매제한 등에 따라 매물이 부족한 데다, 이사 시즌이 다가오고, 부동자금이 주식시장 등을 피해 서울 아파트시장에 몰리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물론 11월 6일 초강력 규제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구체안이 발표됐지만, 적용에 이어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앞서 국민은행 3대 지수는 2014년 8월부터 9월까지 2개월 연속 동반상승한 적이 있다. 그 후 서울 아파트값은 51개월 연속 뛰었다. 올해 상반기 내림세를 나타내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하반기 내내 상승하면서 이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은행과 더불어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세 상승론에 힘을 싣는다. 이 대표는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는 속에 주요 소비자인 대기업·공기업·공무원· 정규직 등의 고용 상태가 안정적이고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내년에도 서울 아파트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잠긴 데다, 정부가 정비사업 등을 통한 신규 공급을 틀어막고, 전국에서 경기 침체를 피해 안전자산인 서울 아파트에 ‘에셋 파킹(Asset parking)’하려는 트렌드도 가격을 띄우는 변수다. 전세가가 상승세인 점 역시 집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점차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이 집값 하락을 부추길지에 대해 이 대표는 “보유세가 오른다 해서 고소득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소득 수준보다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가격은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될 뿐이지 누군가가 ‘과열됐다’거나 ‘싸다’고 규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달리 서울 아파트값이 조만간 다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불황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한국의 거시경제 여건이 어떻게든 서울 아파트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과거 거시경제가 안 좋던 1991년(유가 급등), 1998년(외환위기), 2010~2013년(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주택공급 과잉에 따른 하우스푸어 사태)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며 “가격 폭락으로 서울 전역에서 매매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송 부장은 ‘조정’의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락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만큼 오르는 정상 수준을 보이는 것까지 조정이라는 것이다.

- 김민중 중앙일보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1514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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