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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더 팔린 차] SUV 시대에 맞선 ‘세단의 역습’ 

 

더욱 젊어진 쏘나타·K7 인기… QM6는 LPG로 차별화

▎기아차 K7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SUV 선호현상은 심화했지만 모든 세단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몇몇 세단은 ‘SUV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장의 예상보다 더 팔렸다. 완전히 새로운 SUV가 다수 등장한 가운데, 부분변경만으로 묵묵히 판매 목표를 넘어선 SUV도 있다.

지난 3월 현대차는 8세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연간 판매 목표를 7만대로 잡았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쏘나타의 명성에 비하면 ‘겸손한’ 목표였다. 쏘나타는 1991년 한해 동안 10만5800대가 팔리면서 단일 모델로 국내 자동차 역사상 첫 10만대 판매시대를 열었다. 2014년 출시된 7세대 모델도 2년간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현대차가 쏘나타의 판매 목표를 적게 잡은 것은 국내에서 SUV가 대세로 떠올라서다. 7세대 쏘나타의 판매량은 지난해 6만656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올해 3월 돌아온 쏘나타는 이 같은 전망을 뒤로하고 무섭게 팔려나갔다. 연 판매 목표를 월로 환산하면 5833대인데, 올해 11월까지 월 평균 6507대가 팔렸다. 출시 초기 출고 지연이 없었다면 더 많이 팔렸을 수 있었다. 쏘나타는 올해 베스트셀링 모델 등극이 유력하다. 1~11월 전체 판매량에선 1위지만 그랜저가 11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고 뒤쫓고 있다.

쏘나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고객층이 젊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8세대 신형 쏘나타의 전체 구매 고객 중 20대와 30대의 비중은 35%를 기록했다. 이전 모델인 LF 쏘나타의 20~30대 구매자 비율(29.5%) 대비 5.5%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20대의 신형 쏘나타 구매 비중이 16.3%로 앞선 모델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신형 쏘나타 구매 고객의 평균 연령은 기존 모델보다 3세가량 낮은 45세다.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을 적용하고 첨단 기술을 강조한 게 젊은 세대의 수요를 끌어당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달린 세단은 쏘나타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기아차 K7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연 판매 5만대가 목표였는데, 6개월 만에 3만8112대를 팔았다. 올해 6월까지 K7의 월평균 판매량이 2800여 대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반등이다. 목표 달성률은 오히려 쏘나타보다 높다.

‘풀체인지’ 없이 판매 성과


▎현대차 쏘나타
풀체인지나 이른바 ‘신차급’ 변화가 아니더라도 판매 성과를 이룬 신차도 있다. 르노삼성의 QM6가 주인공이다. 2016년 출시된 QM6는 출시 이듬해인 2017년 2만7837대 판매됐는데, 올해는 1~11월 판매만 4만대를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다른 모델이 신차를 내놓은 후 2~3년이 지나면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QM6가 이처럼 선전한 것은 올해 6월 부분 변경을 하며 LPe 모델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 중 하나로 LPG 규제 완화를 통해 일반인도 LPG 승용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에 가장 발빠르게 나선 게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1515호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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