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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진 정의선 체제] 혁신에서도 ‘현대 속도’ 붙을까 

 

주총서 모빌리티·충전사업 사업목적에 추가키로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아들인 정 수석부회장이 뒤를 이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3월 1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을 새로운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2월 19일 공시했다. 정몽구 회장의 임기는 3월 16일까지인데 현대자동차가 재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기로 하면서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미 현대차그룹 안에서 경영 보폭을 넓혀 온 만큼 정의선 체제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사실상 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재 현대차 대표이사는 정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사장으로 다음 달 주총 이후 정 회장을 제외한 3명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 체제의 공고화는 현대차가 예고한 변화의 모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에서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지원업체로 전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AI, 보틱스, PAV(개인용 비행체),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그에 맞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주주총회 이후 공석이 될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에 정 수석부회장이 곧바로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도 있다. LG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기존과 동일하게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 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 이사직도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 사장, 하언태 울산 공장장 사장 등이 사내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에 새 사내이사가 되는 김상현 재경본부장은 현대차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차와 현대비앤지스틸을 제외한 모든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CFO를 사내이사에 두고 있다”며 “미래 분야 투자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수익성 최우선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1523호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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