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기초과학은 혁신 향한 내비게이션 

 


최근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신종 바이러스 유전자 해독 결과가 공개되자마자 곧바로 DNA를 분석해, 짧은 시간 내에 DNA 백신 설계를 진행했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아도 DNA 분석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서 DNA 등 기초과학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워준 사례다.

과학자들은 생물학 등 기초과학이 응용과학으로 이어지는 순간, 다양한 가능성과 또 다른 새로운 기회가 눈앞에 펼쳐진다고 설명한다. 목적지를 향한 수많은 길을 제시하는 내비게이션처럼, 기초과학은 우리에게 혁신으로 향하는 경로를 안내해준다. 실제로 유전학 정보를 기반으로 한 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특정 질환에 표적하는 물질을 찾아 이를 신약 개발까지 연결한 경험이 있다.

암젠은 기초과학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생물학과 유전학에 대한 뿌리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더불어 모든 사업 전략은 환자를 위한다는 사명 아래 진행한다. 이런 가치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큰 성장을 이루었고, 이제는 ‘바이오벤처’의 대표적 성공신화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파이프라인, 바이오 의약품 제조기술 등 혁신적인 성과들은 유전학 등 생물학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생물학에 대한 숙련된 전문성과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은 암젠의 성장 기반 자체이며,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역시 이에 기초하고 있다.

기초과학이 가리키는 방향을 쫓기 위해서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바이오 제약사들은 혁신 신약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활용한다. 이는 생물에서 유래한 유전자 구조나 기능을 활용한 생명공학기술로 세포 및 생체 분자구조, 단백질의 특성을 파악하고 디자인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생물학적 기전과 유전학에 대한 분명한 이해,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기술력이 없다면 바이오 신약 개발은 난항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면, 바이오 제약사가 의약품을 개발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 충분한 과학적 역량과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꼽히는 나라들의 연구개발 육성 전략에서 산·학·연의 협력이 유독 강조되는 것 또한 기초과학과 연구 협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 역시 생물학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실리콘밸리의 혜택을 충분히 활용해 성장했다. 다양한 산업 주체들이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도 역량 있는 바이오벤처가 성장해 혁신을 이루기 위한 필수 요소다.

기초를 다지는 것은 요행이 아닌, 준비된 전략과 수많은 시도를 통해 완성되는 혁신의 기틀을 제공한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래 헬스케어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신약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고자 노력하는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에 기초과학은 확실한 이정표를 제시해줄 것이다. 머지 않아 탄탄한 기초과학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이 속속 등장하리라 기대한다.

- 노상경 암젠코리아 대표이사

1526호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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