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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뽑은 ‘일할 맛나는’ 회사는?] 애터미 “놀다가 지치면 일하라”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 수상… 자율좌석·직급제 등 수평적 조직문화 강조

▎박한길 애터미 회장(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애터미
애터미가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애터미는 미국 경영 컨설팅 기업인 ‘Great Place To Work Institute(GPTW)’가 주최하는 ‘2020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판매유통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 제도는 임직원이 즐겁고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며 신뢰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제도다.


▎애터미는 자율좌석제를 시행해 매일 원하는 자리에서 일할 수 있다. / 사진:애터미
GPTW코리아는 지난 한 해 동안 1차 신뢰경영지수 진단, 2차 기업 문화 평가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발표했다. 1월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 24인’에, 최윤혁 애터미 People&Culture 팀장은 ‘대한민국 GWP(Great Work Place·일하기 좋은 기업) 혁신리더 25인’에 각각 선정됐다. 올해 처음 참가한 애터미는 대상을 비롯해 3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GPTW는 미국·일본·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남미 국가 등 세계 70여 국가와 공동으로 신뢰경영을 연구, 전파하는 기관이다. 매년 미국 포춘지가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비롯해 70개 국가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진단해 각국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조직 구성원 관점에서 상사·경영진에 대한 신뢰(Trust), 업무에 대한 강한 자부심(Pride), 동료들 간의 일하는 재미(Fun)가 높아 열정을 다해 일하기 훌륭한 일터를 의미한다.

애터미는 신뢰경영지수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GPTW 관계자는 “신뢰경영지수는 임직원의 경영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로, 그만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주최 측의 평가가 아닌 내부 직원들의 평가로 수상자가 선정되는 만큼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 척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지난해 매출 신장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소통을 위해 마련된 애터미파크 내 에덴동산. / 사진:애터미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전문업체인 애터미는 2019년 1조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애터미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 같은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경영철학 덕분”이라고 말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업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박 회장은 임직원에게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말고, 회사를 이용해 행복하라”고 주문한다.

박 회장의 경영 목표가 ‘고객의 성공’인 것도 고객, 즉 사람이 우선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는 “사람은 스스로 일하고 싶어 하는 존재”라며 “임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면 자연스레 업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9년 완공된 충남 공주의 사옥 ‘애터미 파크’는 애터미의 일하는 방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 / 사진:애터미
총 5개층으로 구성된 애터미파크는 모두 자율좌석제로 운영된다. 전 직원이 동일한 근무환경에서 일한다. 박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 임원실마저도 필요시엔 회의실로 탈바꿈한다. 각자 앉고 싶은 자리에서 일하는 모습은 애터미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사옥 곳곳에는 미끄럼틀과 그네·안마의자·트램펄린 등 쉬거나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거대한 실내 놀이터를 방불케 하는 휴식 공간은 직원 누구나 일과 중에 이용이 가능하다. 박 회장이 직원들에게 “놀다가 지치면 일하라”고 말할 정도로 스트레스는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여긴다.


애터미의 대표적인 일하는 방식으로는 ‘후츠파’를 들 수 있다. 사전적 의미로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며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는 도전정신을 뜻한다. 애터미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하는 이유도 창의성이 권위에 눌려서는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애터미는 전 직원이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이합집산이 자유로운 ‘아메바 조직’을 지향한다. 일부 회의실을 제외하고는 사옥 내 대부분의 공간이 열려있는 이유도 직원들 간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서다.

박한길 회장은 “애터미가 임직원들의 자체 평가를 거쳐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돼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경영자로서는 우수한 임직원들 덕분에 애터미가 ‘회장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마련해 앞으로도 즐겁게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최윤혁 애터미 People&Culture 팀장 - “전문가들의 놀이터, 삶의 플랫폼으로서의 애터미”가 목표


최윤혁 애터미 People&Culture 팀장은 ‘대한민국 GWP 혁신리더 25인’에 선정됐다. 최 팀장은 “애터미가 늘 ‘히든 챔피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GPTW코리아라는 국제적인 기관의 인증을 통해 증명돼 기쁘다”며 1월 28일 수상소감을 밝혔다.

애터미의 조직문화와 인사 책임자로서 수상에 대한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됐다는 것은 기업의 성과나 경영자의 능력과 별개로 직원들이 회사와 경영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이번 평가를 통해 직원들이 애터미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알게 됐고, 이를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에서 검증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둔다. 회사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가 좋아질 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애터미의 인적자원관리(HR)는 어떻게 다른가.

“HR의 시작은 기업이 직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서 비롯된다. 애터미의 첫번째 사훈은 ‘영혼을 소중히’다. 사람이 어떠한 경우에도 수단이 아닌 목적이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애터미의 최고경영자는 ‘사람은 일에 있어서만큼은 자발적인 실천을 원하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사람에 대한 철학과 믿음이 비즈니스에 대한 진정성으로 연결되고, 그 진정성이 임직원과 고객에게 통한다고 믿는다. 직원이 실적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은 영향을 끼치기 위해 일한다는 점이 애터미가 가진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독특한 업무 방식이 눈에 띈다.

“애터미는 남이 시켜서 일하는 게 아닌 스스로 일하게 하는 능동적 방식을 취한다. 이를 위해 애터미는 부서별 조직을 두지 않는다. 고정 좌석과 직급을 폐지하고,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아메바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심지어 회사는 직원들에게 “일을 잘하려고 하지 말고 일을 없애려고 하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은 가급적 기계화·전산화를 하고, 임직원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업무에만 집중하라는 의미다.”

향후 HR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아갈 계획이다. 우선 임직원 한 명, 한 명이 자기 업무에 있어서 전문성을 실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모든 임직원이 서로에게 업무를 포함해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임직원 모두가 개인을 플랫폼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직원 상호 간, 고객 간에 긍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전문가로 성장해가는 일종의 ‘개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1571호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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