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158% 올랐지만 지난해 이어 대규모 로드샵 폐점 예정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 사진:롯데하이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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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가 롯데쇼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롯데홈쇼핑과 함께 매출 성장을 이루며 숨통을 틔웠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6% 증가한 16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0.6% 증가한 4조517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8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특히 온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이익이 158.8% 뛰었다. 업계는 가전제품 시장이 꾸준히 커진데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면서 고가 가전제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는 지난해 이맘때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3월 창사 이래 20년 만에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온라인몰 경쟁에서 뒤쳐지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1% 급감한 탓이었다. 롯데쇼핑은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첫번째 대상으로 롯데하이마트를 택했다.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대리~부장급 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국내 최대 체험형 매장 등 점포 다변화에 속도롯데하이마트의 선방이 이어졌지만 올해도 점포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이미 26개 점포를 폐점한 바 있다. 지난해 8개 점포가 신규 오픈한 것을 감안해도 18개 점포의 순감이 이뤄진 것.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명예퇴직 제안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발령 조치를 당하는 등 노사 갈등도 심화됐다. 특히 지난해 샵인샵 위주로 매장을 정리한 것과 달리 올해는 대규모 로드샵 위주의 폐점이 예고돼 실적 훈풍과는 반대로 구조조정의 한파가 닥칠 전망이다.효자 노릇을 하고도 인정을 못 받는 분위기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서자(庶子)의 설움’을 토로하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롯데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백화점이나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롯데하이마트에) 유독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다고 느낀다”며 “지난해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보상은커녕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한 지점장은 “내부에선 요즘 한번 서자는 영원한 서자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12년 롯데쇼핑이 인수하며 롯데그룹 식구가 됐다.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체질개선과 온라인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는 수순일 뿐 롯데하이마트를 타깃으로 한 작업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폐점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지난해 이미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만큼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는 19개 점포를 폐점하고, 6개 점포를 신규 출점할 계획이다. 이전이나 리뉴얼이 계획된 매장도 18개에 이른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적극적인 빌드앤스크랩(build&scrap, 신규 오픈 및 폐점)과 함께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점포 다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지난해 문을 연 국내 최대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비롯해 상설 할인 매장인 ‘가전 아울렛점’이 대표적인 예”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