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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DOWN] 배재훈 vs 박근희 

 


▎배재훈 HMM 대표(왼쪽, 사진:HMM),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사진:연합뉴스)
UP | 배재훈 HMM 대표

1년 연임 확정… 주가상승에 ‘명예’ ‘실속’ 다 챙겨


‘10년만의 흑자전환’을 기록한 배재훈 HMM 대표이사(사장)가 1년 더 뱃머리를 맡는다. 배 사장은 HMM의 흑자전환을 이끈 공로로 연임이라는 ‘명예’는 물론, HMM 주식 매입을 통해 연봉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두는 ‘실속’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HMM 경영진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CEO로 배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배 사장의 연임 안건은 3월 10일 HMM 이사회에서 결의됐고, 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1년 더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주총 절차가 남았지만 배 사장의 연임은 확실시된다. 만성 적자에 빠져 있던 HMM을 흑자전환으로 이끈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HMM 결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대비 16.33% 늘어난 6조41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9808억원의 흑자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흑자 전환은 물론 영업이익률이 15.3%에 달하는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배 사장은 HMM의 주식 매입을 통해 약 15억원 가량의 평가 손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월 취임한 배 사장은 그 해 5월 17일 1만5000여 주의 HMM 주식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주식을 사 담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HMM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며 주가가 대폭 상승했다.

올해 3월 3일 기준 배 사장이 보유한 주식 수는 8만5360주. 3월 11일 종가(2만12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현재 주식 가치는 18억원에 달한다. 배 사장이 약 3억3500만원을 들여 이 주식을 매입한 점을 고려하면 약 15억원의 투자 이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이는 배 사장이 그간 받은 연봉의 두 배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HMM 공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배 사장과 박진기 부사장에게 지급한 급여는 4억2000만원 수준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HMM은 산은 관리 체제에서 지속적인 비용절감을 추진 중인 만큼 최고경영자라 할지라도 높은 급여를 받기는 어렵다”며 “배 사장은 주식매입을 통해 ‘책임경영’과 ‘실속’을 모두 챙겼다”고 평가했다.

DOWN |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

대한통운 사내이사도 사임… 용퇴 수순?


삼성그룹을 거쳐 CJ그룹에서 요직을 맡으며 ‘샐러리맨 신화’로 불렸던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이 CJ대한통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CJ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CJ대한통운 사내이사에서도 제외되면 박 부회장의 그룹 내 존재감은 낮아진다. 재계 일각에선 박 부회장의 용퇴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오는 3월29일 정기주주 총회에서 강신호 대표이사, 신영수 택배부문 대표, 김준현 CJ사업관리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채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기존 박 부회장과 강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강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바뀐다. 이달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박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 부회장의 CJ대한통운 사내이사 제외는 최근 불거진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과 관계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 부회장은 이에 지난해 10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박 부회장의 사내이사 제외는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앞서 박 부회장은 2월 22일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면서 ‘경영권 이양’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박 부회장을 대신해 청문회에 나선 신영수 택배부문 대표는 박 부회장을 ‘전임 대표이사’로 호칭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선 박 부회장의 역할이 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출신으로 삼성생명 대표이사 등 요직을 거친 박 부회장은 2018년 CJ그룹에 합류했다. ‘삼성맨’의 CJ그룹 행은 당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유산상속 문제로 다툼을 벌였던 삼성과 CJ의 화해의 상징과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지난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등 화해무드가 무르익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과 CJ그룹의 교두보라는 역할을 마친 박 부회장이 부회장직에서도 용퇴할 것이란 해석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CJ 대한통운 측은 “박 부회장은 부회장 직함을 유지한 채 대외업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1576호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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