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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배재훈 HMM 사장 

 

석달만에 1년치 번 HMM, 올해 영업익 3조원 노린다

배재훈 HMM(옛 현대상선) 사장이 숫자와 수치를 통해 전문경영인으로써의 능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현대상선 시절인 2019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배 사장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808억원을 거두며 10년 만의 흑자 전환을 이뤄낸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해운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HMM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오른 컨테이너선 운임에 힘입어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2조원대, 영업이익 1조원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의 올 1분기 평균은 2780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분기 평균(931) 대비 198.6%, 4분기 평균(1974) 대비 40.8% 오른 수치다. 이러한 운임 상승은 미주 항로에 컨테이너선과 컨테이너(박스)가 몰리면서 수급이 꼬인 영향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현재와 같은 운임 수준이 지속될 경우 HMM은 최소 연간 2조~3조원의 영업이익 실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불과 1년여 전 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상황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HMM이 보여주는 실적 반등은 경영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HMM 경영진들은 물류량 증가에 따른 해운업황 회복을 예상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킬 방안을 고민한 끝에 컨테이너선 만들기에 집중했다. 배 크기가 클수록 한 번 운행에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 개수가 많아져 운임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예측은 적중했다. 미주와 유럽 노선의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항만에 대기 중인 물량이 넘쳐 난다. 2~3일 대기하면 배에 선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최소 7일 정도가 걸릴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장기계약 운임이 작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장기계약은 통상 1년 단위다. 그러다 보니 올 하반기에 운임이 하락한다 해도 어느 정도 실적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인도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HMM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12척에 이어 올해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첫 번째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인 'HMM 누리호'가 부산항을 출발했다. HMM 누리호는 애초 이달부터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의 적기 화물운송을 지원하기 위해 조기에 투입됐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지난해 초 2000원대까지 추락했던 HMM 주가는 최근 3만원에 넘어서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1년 만에 15배 이상 오른 셈이다.

- 차완용 기자 cha.wanyong@joongang.co.kr

1580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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