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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DOWN] 예병태 쌍용자동차 전 사장 

 

실패한 구원투수… 투자유치 실패 책임지며 사임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의 이중고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했으나 해당 기업이 시한까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평택공장이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 차질에 시달리다 8일부터 ‘셧다운’ 됐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동안 수장이 물러났다. 쌍용자동차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예병태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했다. 예 사장은 최근 투자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 사장은 현대차그룹 출신 마케팅 전문가로 198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 상용사업본부장까지 지낸 업계 베테랑이다. 그는 2018년 쌍용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 본부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은 데 이어 2019년 3월부터 대표이사(사장) 자리에 앉았다.

사장 선임 당시 업계에선 자동차 영업, 마케팅 분야에 잔뼈가 굵은 예 사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예 사장은 이에 부응하듯 한때 트롯트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해 G4렉스턴 판매량을 늘렸다. 지난해 10월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박(차에서 잠을 자며 하는 여행)캠핑이 유행하는 점을 겨냥해 소형 SUV인 2021 티볼리에어를 출시했다. 2021 티볼리에어는 업계 사상 처음으로 홈쇼핑을 통해 신차발표회를 진행해 화제가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주력인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이 늘고 있으나 모델 다양화 등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투자를 중단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누적적자 1조원, 자본잠식률 111.8%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쌍용차는) 부채 규모가 너무 불어난 데다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차 개발이 전무해 전망이 좋지 않다”며 “2019년부터 임원 20%감축, 상여금 200%와 생산성과급 반납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 뼈를 깎는 몸집 줄이기를 할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1580호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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