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피하겠다” 김치코인운동 확산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거래 대금은 연초 이후 급감 추세다. 4월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국내 증시 일 평균 거래대금은 26조2000억원으로, 올초 1월 42조1000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37.78%, 2월에 비하면 19.13% 감소한 수치다. 개인 순매수 강도도 줄었다. 개인은 지난 1월 코스피 시장에서 22조원대 순매수를 보였으나 2월 8조원대로 급감했고, 4월 들어서는 1조원대 매도 우위를 보였다.서학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기도 수그러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거래 규모(매수와 매도 결제액 총합)는 419억7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497억2900만 달러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반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거래 대금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가상화폐 중개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4월 13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국내 4대 거래소의 거래량은 총 16조6960억원이다. 업비트가 약 12조84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빗썸(2조6494억원), 코인원(1조1143억원), 코빗(841억원) 순이었다.이른바 김치 프리미엄도 치솟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4월 6일 오전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7950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간 미국 가상통화거래소 바이낸스에서의 비트코인은 개당 6282만원이었다.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무려 1598만원이나 비싸게 거래된 것이다. 국내 비트코인 매수세가 강하다보니 해외보다 가격이 더 올라가는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고 분석된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월 3200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가 현재 3100선에서 횡보 중인데 마침 비트코인 가격 상승기와 맞물린다”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 15억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구매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캐나다에서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특성상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매우 부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치 프리미엄 우려에도 장기적 상승 가능성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과열이 김치 프리미엄으로 이어지자 최근 금융당국은 투자 과열을 경고하기도 했다.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은 4월 7일 가상자산 관계부처회의에서 “가상자산은 법정화폐·금융투자상품이 아니며, 어느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위·투기적 수요·국내외 규제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높은 가격변동성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 가능성에 대해 염려했다.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사실상 ‘섬’처럼 고립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김치 프리미엄이 비트코인 ‘광풍’을 불러일으킨 지난 2017년을 떠올리게 한다. 비트코인은 당시 40~50%의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되기 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등 국내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 거래소 가격보다 50% 이상 부풀었지만 이내 급락했다.그러나 당시의 시장과 현 상황은 다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17년에는 국내시장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을 주도했었다. 국내시장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의 시장 주도권은 국내에서 미국으로 상당부분 넘어갔다”며 “높은 ‘김치 프리미엄’은 분명 부담스러운 요인이고, 괴리율을 좁히는 과정에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 받을 수는 있어도 급격한 추세전환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가상화폐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견고하다. 글로벌 대표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캐나다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한 이후 금융권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는 비트코인 253개를 추가적으로 더 매수했다. 한대훈 연구원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열풍으로 이더리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만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괴리율 발생은 분명 부담스럽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하늬 기자 kim.hon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