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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올해는 흑자전환? 관건은 ‘직원 지위 소송’ 

 

1400억원 추가 손실 가능성… “최종 패소하면 영원히 턴어라운드 어려울수도”

▎금속노조 한국지엠(GM) 비정규직지회 노조원들이 1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젬 사장은 근로자 불법 파견 혐의로 기소됐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부터 벌써 7년째다. 이 기간 동안 누적 당기순손실만 5조원에 이른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트래일블레이저' 등 신차를 대거 출시하며 흑자 전환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올해도 막막하다. 당장만 보더라도 협력사 임직원 지위 소송 등의 영향으로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쇼티지에 소송 리스크까지 '첩첩산중'

최근 공시된 한국지엠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조4975억원, 영업적자 3168억원, 당기순손실은 2968억원을 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전년(8조4537억원)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에 한국지엠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과 연말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손실 등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올해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한 내실 경영으로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턴어라운드를 실현시키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현재 한국지엠은 전 세계를 강타한 자동차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으로 인해 국내 공장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선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법정공방도 부담이다. 사내하청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인정해달라는 근로자 지위확인(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한 상황인데 비정규직을 직고용하라는 판결이 확정되면 한국지엠은 약 1700명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희망퇴직까지 단행한 한국GM에 대규모 정규직 추가 고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업무 등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즉시’ 고용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한국지엠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까지 난색을 표한다. GM은 지난 2월 발표한 연례 사업 보고서를 통해 한국지엠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 전환할 경우 회사 부담이 예상된다며 구체적으로 금액을 적시했다. GM이 내놓은 손실 추정액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의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일감이 한정된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까지 패소한다면 한국지엠은 영원히 흑자전환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GM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줄어

한편 한국지엠의 영업손익 악화의 원인으로 지속 제기됐던 문제 중 하나인 ‘GM에 지급하는 로열티’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매출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3074억원)보다 적은 2895억원의 로열티를 지엠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에 지급했다. 한국지엠의 적자 지속 원인이 로열티 때문이라는 주장은 힘을 잃는 셈이다. 특히 지엠아시아퍼시픽 지역본부는 지난해 한국지엠으로부터 받은 로열티보다 많은 4602억원을 한국지엠에서 분리된 연구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 돌려줬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1581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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