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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를 '처리수'라 부르는 일본에 뒷통수, 한국정부 뭘 했나 

 

미국·IAEA, 방사능 오염수 배출 일본 편들어… 외교적 해결 난항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했다. 2월 13일에 촬영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탱크. /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가 방류를 용인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원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일어나 가동이 중지됐으며 이후 하루에 약 15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방류 대상은 10년여에 걸쳐 저장된 125만t의 오염수다.

일본 측은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며 과학적 기준에 부합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다핵종 제거 설비(ALPS)를 이용해 원전에서 생긴 최초의 오염수를 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삼중수소(트리튬) 이외의 방사성 핵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삼중수소가 일상생활에서도 식수 등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지만 신진대사 등으로 인해 축적되지 않고 몸 밖으로 나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 “일본, 주변국 안전위협·환경오염 초래”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청와대와 정부는 반발하며 국제사회를 통해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새로 부임하는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의 신임장 전달 자리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와 함께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정부는 13일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주변국가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히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나 양해 과정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며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를 향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해양환경 피해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에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는 동시에 객관적 검증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한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2018년 10월부터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에 대비해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 대한 수산물 수입 금지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감시와 원산지 단속 ▶국내 해역 71개 정점에서 삼중수소에 대한 해수 방사능 감시 ▶해수유입 6개 지점에 대한 조사빈도 확대 등의 조치를 시행해왔다.

일본의 "문제없다" 표현, 미국·IAEA가 인용

정부의 반발과 대응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가토 가츠노부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한국·대만을 포함한 전 세계 원자력 시설도 국제 표준에 기반을 둔 국가 규제 기준에 따라 삼중수소가 함유된 액체 폐기물을 방출하고 있으며, 그(방류지역) 주변에 삼중수소로 인한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비롯해 IAEA등 국제기구에 방출 동의를 얻을 동안 정부에서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IAEA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입장 표명에서도 ‘처리수’나 ‘물’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일본 측의 주장을 수용하고 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저장된 ‘처리수’를 폐기하는 방안을 결정했다는 일본의 발표를 환영하며 “IAEA는 계획의 안전하고 투명한 이행을 모니터링하고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선택한 물 처리 방법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며 국제적인 관행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했을 때에는 “물 배출 전후로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우리의 협력과 존재는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물 처리가 수행된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IAEA에 따르면 그들은 일본과 지난 10년 동안 방사능 모니터링, 정화, 폐기물 관리·해체 등 분야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를 처리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협력해 왔다.

미국 또한 일본의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 중인 처리수의 관리와 관련된 몇 가지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독특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은 방안과 효과를 따져 투명하게 결정해 왔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원자력 안전 기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처리수’ 등 일본 측의 표현을 인용하며, 그들의 입장을 수용하고 있다. 국제 공조를 통해 일본을 감시하려는 정부의 계획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케 하는 대목이다.

-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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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호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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