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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하는 중·일 갈등, 中心 노리는 현대차 날개 달까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일본 자동차 브랜드 향한 제재 예상… 경쟁력 높여야 수혜 돌아와”

▎스벤 파투쉬카 현대차·기아 중국기술연구소 소장(총경리)이 지난 15일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 에서 상해 디지털 연구소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중국시장 부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현대자동차·기아가 최근 고조되는 중·일 갈등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분쟁의 후폭풍으로 중국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었던 당시 현대차·기아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이뤄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의 후폭풍에 주목하고 있다. 두 정상은 중국 자치구의 인권 문제 등 그간 중국이 극도로 거부감을 표시해 온 영역까지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대만 문제를 미·일 정상의 공동성명에 명문화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공동성명은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문제로 다투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이슈로까지 번졌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직후 미·일 정상의 공동성명에 전방위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중·일 갈등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일 갈등 격화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산업분야로 ‘자동차’가 꼽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와 경쟁관계에 있는 현대차·기아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크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자동차학)는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전방위적 제재가 예상된다”며 “중국 내 판매되는 일본 브랜드 차는 이 대상에서 우선순위에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센카쿠 분쟁' 땐 한국차, '사드 보복' 땐 일본차가 수혜

실제 양국의 자동차 기업은 중국과의 관계에 울고 웃은 바 있다.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중국 내 ‘반일 감정’은 극에 달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것은 중국에 진출해있던 일본 자동차기업이었다. 고성장하던 중국 시장에서 생산 캐파를 늘렸던 일본차 회사들은 2012년 9월 전년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이후 10월엔 브랜드별로 판매량 감소폭이 50~70%에 달했다.

일본차의 떨어진 점유율의 상당부분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 몫이었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2012년 9월 중국에서 총 12만7827대를 팔며 종전의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고, 2012년 연간으로는 도요타·닛산 등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3위로 뛰어올랐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적인 보복 사태는 반대의 상황을 불러왔다.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이 급감했고, 일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었다. 2017년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42.4% 감소한 반면, 도요타는 5.4% 성장했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중국시장에서 ‘부활’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 향후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5일 온라인 채널을 중국 전략 발표회를 갖고 재도약을 위한 4대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사드 보복 이후 중국에서 좀처럼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던 현대차·기아가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및 브랜드 이미지 쇄신 등을 통해 부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의 수혜보다 중국 내 브랜드 쇄신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2년에는 중국 토종브랜드에 현대차가 우수하다는 이미지가 확고했는데, 최근 이런 인식이 많이 희석됐다”며 “우선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고히 해야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수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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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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