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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미미했던 원스토어, 반전 드라마 쓰나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앱마켓 점유율 상승, 순이익 흑자전환 성공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사진:원스토어
2016년 6월 이동통신 3사·네이버의 통합 앱마켓 ‘원스토어’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는 많지 않았다. 시장 지배자인 구글플레이와의 격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가 공고한 구글·애플의 앱마켓을 선호하는 개발사들을 원스토어로 끌어들이기엔 너무 늦었다는 분석도 쏟아졌다.

실제로 출범 직후 원스토어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구글의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62.7%에 달했고, 애플 앱스토어는 24.9%를 차지했다. 반면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11.0%에 그쳤다(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2017년 기준). 이통3사가 안드로이드 단말기마다 원스토어를 기본 탑재했음에도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2018년 7월 원스토어는 부진을 벗어나고자 획기적인 수수료 정책을 내놨다. 30%의 앱마켓 수수료를 20%로, 자체결제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5%까지 인하하는 정책이다. 수수료를 확 낮춰 앱을 대거 입점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수익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낸 야심 찬 계획이었지만, 이후로도 앱마켓 시장의 ‘구글플레이 천하’는 이어졌다. 2019년에도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11.2%에 불과했다. 반면 구글플레이는 63.4%에 달했다.

원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따돌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난해 8월 기준 원스토어는 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 18.3%(모바일인덱스 기준)를 기록했다. 구글플레이가 점유율 71.2%로 여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애플의 앱스토어(10.5%)를 따돌렸다는 점은 고무적인 모습이다.

원스토어가 점유율 반전을 꾀한 배경 중 하나로 전보다 풍부해진 앱 생태계가 꼽힌다. 수수료 부담이 버거운 개발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원스토어 쪽으로도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령 경쟁 플랫폼인 구글의 경우, 수수료 정책 변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현재 구글은 30%에 달하는 앱 내 결제 수수료율을 게임 앱에만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올해 10월부터 모든 앱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게 변경안의 골자다.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매출의 30%를 가져가면 앱 개발사들의 부담이 커질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구글의 정책 변화는 애플을 향한 따가운 시선으로도 번졌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2011년부터 모든 콘텐트를 대상으로 30%의 수수료를 받으면서 자체 결제를 강요해왔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과하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자, 원스토어는 추가 수수료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2021년 연말까지 월 거래액 500만원 이하의 중소사업자는 최대 50%의 수수료를 감면하겠다는 거다.

뜻밖의 점유율 확대는 알찬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원스토어의 지난해 매출은 1552억원으로 전년 1351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늘었다. 영업손실 규모도 51억원에서 9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4억원에서 19억원으로 턴어라운드했다. 법인 설립 이후 첫 순이익 흑자다.

성장여력도 충분하다. 원스토어는 올해 3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210억원과 50억원을 투자해 원스토어의 지분을 사들였다. 토종 앱마켓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이통3사가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앱마켓 생태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콘텐트 사업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 4월 1일 장르소설 전문출판사 로크미디어를 인수했다. 국내 대표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와 함께 조인트벤처(JV) ‘스튜디오 예스원’의 설립도 예고했다. 양사는 웹툰·웹소설 콘텐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협업을 벌일 계획이다.

IT 업계는 원스토어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만큼, 연내 예고한 IPO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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