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결론이 불확실성보다 낫다.” 증시에서 통용되는 격언이다. 뿌연 안개 속에 갇혀 판단을 주저하는 상황보다는, 차라리 명확하게 드러난 리스크를 감수하며 대응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지난해 전 세계는 사상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신음해야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파도에 올라타며 한껏 고양된 인류의 자존심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치명상을 입으며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잇따른 위기가 상시화되면서 ‘뉴노멀’이라는 패러다임까지 등장했지만, 인명이 위협받는 차원이 다른 위기 앞에 인류의 도전은 잠시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우리의 역사가 언제나 그랬듯, 눈앞에 닥친 위기와 절망은 새로운 출발과 희망을 잉태하기 마련이다. 기술의 힘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냈고, 막막했던 팬데믹의 종식 역시 눈앞에 다가왔다. 역사는 다시 절망을 넘어 희망의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포브스코리아가 기업가 등 39인의 오피니언 리더에게 ‘BEGIN AGAIN’을 주제로 신년 에세이를 청했다. 잠시 걸음을 멈추어야 했던 2020년을 돌아보고, 2021년 새해를 희망의 메시지로 열어보자는 뜻이다. 리더 39인이 풀어낸 ‘새출발’의 의미는 저마다 달랐지만, 어느 해보다 어려웠던 지난해를 딛고 일어나 다시금 희망을 일구고자 하는 의지만큼은 모두 같았다. 극심한 혼란 속에 잊고 있었던 초심을 돌아보겠다는 다짐, 위기의 순간 놓지 않았던 희망의 끈을 다시 잡겠다는 의지, 팬데믹에도 멈출 수 없는 혁신 등 다시 꿈을 꾸는 이들의 메시지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