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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 群舞 

 

신경림

▎파주 임진각에 만개한 벚꽃나무에 까치 부부가 둥지를 틀었다. / 사진 : 박종근 기자
백만 송이 꽃이 일제히 몸을 열었다.
깔깔깔 몸을 비틀고 웃어댄다.
제자리에서 깡충깡충 뛰기도 하고
뱅글뱅글 맴을 돌기도 한다.
더 아름다운 향기를 만들겠다고
서로 시새기도 하고 싸움질도 한다.
빛깔도 서로 다르고 향기도 가지가지다.
그들 내뿜는 향기가 백리를 간다.

개울가에 새떼들이 모여들었다.
빙빙 동그라미를 그리며 맴을 돈다.
좀 있으면 나올 별들이 숨어 구경한다.

주말 개울장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 신경림 - 193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영문과를 다녔다. 대학 재학 중 문예지 [문학예술]에 ‘갈대’ ‘낮달’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시집에 [농무(農舞)] [새재] [가난한 사랑노래] 등이 있으며, 산문집에 [시인을 찾아서] [민요기행] 등이 있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 국문과 석좌교수로 있다.

201904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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