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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KT&G의 혁신 투자 여정 

미래 비전 목표 ‘글로벌 톱 티어’ 달성 위해 고군분투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전자담배·글로벌CC·건강기능식품을 3대 핵심 사업으로
“2027년 비궐련 사업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


▎KT&G는 ‘글로벌 톱 티어’ 미래 비전의 충실한 이행과 유라시아 생산 혁신 거점 마련을 위해 지난해 11월 카자흐스탄 신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백복인(오른쪽 셋째) KT&G 사장, 마랏 일로시조비치(왼쪽 셋째) 알마티 주지사, 박내천(왼쪽 둘째) 주알마티 총영사 등이 착공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사진:KT&G
컨설팅 기업 맥킨지코리아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다음 S커브(Korea’s next S-curve)’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심층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저성장이 일상화한 한국 경제가 성장을 위한 S커브에 다시 올라타기 위해 갖춰야 할 혁신 과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한국이 전통적 제조업 관점에서 고도화한 기술과 산업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KT&G가 지난해 1월 그룹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톱 티어(Global Top Tier)’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와 청사진을 공개한 것도 미래를 준비해 S커브에 다시 올라타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KT&G는 중장기 비전과 함께 전자담배(NGP)·글로벌 궐련(글로벌CC)·건강기능식품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이 중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인 NGP 사업부문에서는 생산 거점 확보 등 적극적 사업 기회 포착을 통한 투자로 2027년 비궐련 사업(NGP·건기식 등)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KT&G는 ‘미래비전’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책임감 있는 실천을 이어왔다. 형식적 선언이 아닌 구체적이고 본질적 사업으로 미래 비전 달성을 이행 중인 KT&G의 지난 한해를 돌아봤다.

KT&G는 우선 ‘글로벌 톱 티어’ 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외 시장의 특성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로 했다.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해외법인 직접 진출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한 3조5000억원 규모 자본적 지출(CAPEX) 투자의 일환이다.

KT&G는 2021년 대만 법인에 이어 지난해 카자흐스탄 법인을 연이어 설립했다. 설립 법인은 한국에서 파견한 주재원 외에도 재무·법무·인사 등 현지전문가 인력을 채용했다. 이를 통해 KT&G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업 전략의 현지화를 강화하고, 문화·언어·규제 등의 이해도를 넓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법인·공장 설립해 글로벌 사업 확장

글로벌 사업에서는 법인 설립뿐 아니라 공장 등 생산 시설 건립을 통해 공급망의 효율성과 탄력성을 증가시키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다. KT&G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인니 동자바 주에 수출 전초기지인 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10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NGP와 글로벌CC를 생산하는 ‘하이브리드형’ 신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KT&G는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카자흐스탄을 유라시아 사업성장의 교두보로 삼을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해외 공장을 설립하면 글로벌 판도에서 관세 등 물류비용 절감과 더불어 짧은 거리의 공급 체인 확보 등의 이점을 가질 수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원가 혁신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신공장 건립이 완료되면 KT&G 카자흐스탄 법인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 중인 인도네시아 법인과 마찬가지로 현지 생산에서 영업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 체인을 갖춘 법인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KT&G의 궐련 담배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을 뿐 아니라 세계 13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해외 판매량이 613억 개비를 기록하며 해외 판매 600억 개비를 처음 돌파했다. 해외 판매량은 인도네시아 법인 등 직접 사업 호조와 중남미 등 신시장 육성을 통해 전년 대비 11.4% 상승했고, 매출은 1조3995억원을 기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구조적 성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획재정부의 ‘2023년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6억1000만 갑으로 전년(5억4000만 갑) 대비 12.6% 늘었다. 이를 담배시장 전체로 환산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비중은 2017년 2.2%에서 지난해 16.9%로 6년 새 5배 넘게 상승했다.

KT&G는 이 같은 시장 확장세 속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KT&G의 성공은 연구 개발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략적 유연성에서 비롯됐다. 경쟁사보다 시장에 늦게 진입했음에도 2017년 ‘릴(lil)’ 플랫폼을 개발해 릴 솔리드, 릴 하이브리드, 릴 에이블 등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제품군을 확장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KT&G의 릴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가 됐다. 릴은 지난해 기준 NGP 스틱 시장 점유율 46.6%를 기록했다.

탄탄한 기술력은 글로벌 파트너십의 발판


▎백복인(앞줄 가운데) KT&G 사장과 임직원이 지난해 11월 신탄진 NGP 공장 확장 기념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KT&G
KT&G의 탄탄한 기술력은 글로벌 파트너십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KT&G는 지난해 1월 글로벌 메이저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릴의 해외시장 진출에 관한 15년간의 장기 계약을 새롭게 체결했다.

KT&G는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PMI의 상업화 역량과 유통 인프라를 추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재무적 효율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자원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게 KT&G의 설명이다. 또 전자담배 전용 스틱 등에 대한 최소 구매 수량 기준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20년 일본 등 3개국에 첫 출시된 릴은 긍정적 소비자 반응을 기반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과 중앙아시아, 중앙아메리카 권역으로 해외 진출 외연을 넓혀 글로벌 31개국 진출을 달성했다. KT&G의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 판매량은 82억4000만 본으로, 전년 대비 43.0% 성장했다.

KT&G는 이에 발맞춰 지난해 11월 신탄진 NGP 공장에 전자담배 스틱 생산 설비 3기를 추가 도입했다. 최대 36만 상자를 보관할 수 있는 자동화 창고를 구축하는 등 NGP 사업 도약의 구심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KT&G는 혁신 플랫폼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NGP 사업의 원활한 수요 대응을 위해 신탄진·광주공장 등 국내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혁신 거점을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상장 이후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 지속

KT&G는 성장 투자뿐만 아니라 주주 친화 경영에도 힘썼다. 관련해 지난해 11월 중장기에 걸친 주주환원 정책과 그룹 핵심 사업의 성장 투자 경과, 재무전략 등을 자본시장에 공개하는 ‘KT&G 밸류데이(Value Day)’를 개최했다.

KT&G는 행사에서 장기적 관점의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향후 3년간 약 1조8000억원의 현금 배당과 약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더해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 수준인 약 1000만 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7.5%) 가량을 향후 3년간 소각하는 신주주환원정책도 공개했다. 지난해부터는 중간 배당도 실시했다.

특히 KT&G가 진행 중인 자사주 소각은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통주식 수 감소에 따라 주당 이익(EPS)이 증가하면 주식 가치의 상승을 유도하고,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된다.

KT&G는 상장 이후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해왔다. 2021년부터 3년간 총 주주 환원율이 93.0%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빅4 담배 기업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평균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G는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기업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T&G 관계자는 “미래 비전 글로벌 톱 티어를 목표로 사업 모든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2023년을 보냈다”며 “지난 1년간 목표 달성을 위한 첫 출발의 포문을 훌륭하게 열어 낸 KT&G의 향후 4년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403호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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