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업

Home>월간중앙>경제.기업

[기업소식] 자립준비청년 홀로서기 돕는 두나무 

“두나무 ‘넥스트 잡’ 만나 다시 꿈을 연주할 수 있게 됐죠”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도움 없이 망망대해에서 헤매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등불’ 제공
“인턴십 통한 자신감과 성취감, 앞으로 인생에 큰 힘이 될 것”


▎두나무 ‘넥스트 잡’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정원준 씨는 “인턴십을 통해 다시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 사진:두나무
만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퇴소·독립해야 하는 이가 있다. 자립준비청년 얘기다. 이들은 또래들처럼 어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비자발적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만큼, 여러 고충에 필연적으로 직면한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꿈을 포기하거나 낯선 사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심한 불안과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두나무는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에 주목했다. ESG경영의 일환으로 ‘넥스트 잡’ 사업을(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과 운영하는 이유다. 넥스트 잡은 채용연계형 인턴십, 창업지원, 진로탐색, 금융교육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자립준비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진로를 찾고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실제 자립준비청년 정원준(27) 씨에게 넥스트 잡은 ‘등불’이 돼줬다. 인턴십을 통해 망가졌던 삶의 악보를 다시 쓰고,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이루고자 대학원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따뜻한 격려와 칭찬 덕분에 새로운 나를 발견”

넥스트 잡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주변에서 도움을 주던 어른들의 소개로 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전공이 음악이라 직장 생활이 낯선 데다, 자립준비청년 다수가 그렇듯 도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망설이고 있던 차 어른들의 조언이 힘이 됐다. 생활고 때문에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신 분이 있었고, 사회 경험이 장기적으로는 소중한 자산이자 강점이 될 거라고 격려해주신 분도 계셨다. 그 분들의 조언처럼 결과적으로 음악뿐만 아니라 기획·홍보에 이르는 다양한 역량을 갖추게 됐다. 아티스트에서 디렉터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

보호 종료 후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아직 어린 나이에 단 500만원의 정착금만 갖고 자립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건 외로움이다. 19년간 20명, 많게는 30명까지 함께 지냈는데 한순간 혼자가 됐다. 나 혼자 망망대해에 떨어진 느낌이랄까? 퇴소 뒤 첫날 밤의 적막감을 잊을 수 없다. 외로움을 잊어보려 약 3개월간 TV를 틀고 잠을 청했다. 경제적 어려움도 상당했다. 보호시설에서 연 1회 경제교육을 받긴 했지만 경험 없이 사회에 나와야 했던 탓에 정착금조차 관리하기 어려웠다. 남들에겐 당연한 일상조차 누리지 못하는 내 현실이 절망스럽고 비참했다.”

넥스트 잡 이전 구직 등의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수중에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3개월 단기 일자리를 구했다. 감사하게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갖춘 분들을 만나 많은 배려를 받았지만, 경제난으로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미뤄야 했다. 당장 생계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고 힘겨웠다. 한글이나 워드, 엑셀 등 기본 업무용 프로그램을 배울 기회가 없던 탓에 사용법조차 알지 못했다. 백지 상태에서 실무에 바로 투입돼 심적 부담이 컸고 스트레스도 심했다.”

넥스트 잡 인턴십 기간 동안 맡은 업무는?

“가장 기본적인 사무보조 업무부터 시작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니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회사 및 사업 홍보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파트너 단체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업무는 카드뉴스를 직접 기획·제작하고 회사 SNS 채널을 관리한 일이다. 가시적 성과도 있었다. 처음 업무 투입 당시 팔로어 수가 약 300명에 불과했는데 인턴십을 마칠 무렵 2500명으로, 무려 2200명가량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넥스트 잡을 마친 소감.

“넥스트 잡은 소중한 성취의 경험이었다. 자립준비청년은 대체적으로 성장 과정에서 성취 경험은 물론 성취를 향한 기회조차 잡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도전을 망설이고, 작은 실수나 실패에도 쉽게 다치고 무너진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넥스트 잡을 통해 크고 작은 성취의 경험을 쌓으면서 마음이 한결 단단해졌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넥스트 잡 이후 마주한 내 세상은 전과 달리 빛과 희망이 가득하다. 넥스트 잡을 통해 얻은 성취 경험이 앞으로 인생에서 만날 여러 문제를 헤쳐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넥스트 잡 참여 후 변화가 있다면.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넥스트 잡이 내게 준 가장 큰 보물이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 희미하던 미래도 명확해졌다. 금전적 여유도 생겨서 대학원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보호 종료 후 대인관계나 사회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꼈는데, 인턴십을 통해 여러 사람과 협력하며 살아가는 법도 배웠다. 귀한 인연들 덕분에 ‘좋은 어른’이 되겠다는 개인적 목표도 생겼다. 인턴으로 근무했던 사단법인 야나의 이수정 대표님과 박설미 국장님, 우소영 팀장님, 함주영 팀장님, 그리고 사단법인 야나의 홍보대사이자 나를 조카처럼 예뻐하고 지지해주신 이모 신애라 배우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

참여를 고민하는 이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실수해도 괜찮고, 못해도 괜찮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겠지만, 부담 갖지 말고 일단 경험해 보길 바란다. 19년간 함께 지냈던 시설 동기에게도 적극 추천했을 만큼 넥스트 잡은 놓쳐선 안 될 중요한 기회라 생각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좋은 어른들을 만나고 단순 직무 경험을 떠나 사회 자립에 필요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것에 집중하는지가 인생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만약 넥스트 잡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자신감이 결여된 채 내가 만든 틀 안에 갇혀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을 것이다. 넥스트 잡은 내 생각, 내 상상 이상의 삶을 꿈꾸게 해준 기적 같은 시간이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409호 (2024.08.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