뵈클린, '망자의 섬', 1880년.뵈클린, '페스트', 1898년.뵈클린, '놀이를 하고 있는 인어들', 1886년.삶은 연극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 무대의 배우라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떤 초월적인 힘, 그러니까 전지전능하고 절대적인 연출자에 의해 통제되는 꼭두각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대본은 주어져 있고, 우리는 그 대본으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고나 할까.
관객들의 환호와 야유는 우리가 얼마나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애당초 임의로 역할을 바꾸거나 마음에 안 든다고 포기할 권리 같은 것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스위스 태생의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1827∼1901)의 그림들은 바로 그 불가항력적인 무대로 우리 삶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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