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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랑] 여성은 왜 축축하게 젖는가 

 

곽대희피부비뇨기과 원장
섹스를 생각하면 사람들은 왠지 장마철처럼 축축하고 끈끈함을 연상한다. 그 때문인지 성 행동을 표현하는 은어 중에 이상하리만치 습윤(濕潤)과 관련된 수식어들이 많다. 개화기 초에 발표된 신소설에서 러브신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운우(雲雨)의 정(情)’이라고 하는 것이 곧 섹스를 의미한다는 것을 한문에 약한 지금 세대들은 아마 잘 모를 것이다. 같은 말을 일본에서는 ‘유장(濡場)’이라고 쓰고 ‘누레바’라고 읽는데 이것 역시 축축하게 젖은 장소라는 의미로 성 행위를 뜻한다.



섹스와 그 주체인 여성을 바다와 같은 거대한 물에 비유하기 때문에 남자의 구애 과정을 ‘푹 빠진다’로 표현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아마도 사람들이 피임 목적으로 사용하는 콘돔을 ‘레인 코트’라고 하는 것도 ‘여성=물’이라는 등식에서 파생되었을 것이다. 또한 성적으로 흥분하면 배설하는 여성의 배설물에 의한 습윤 현상의 엄청남을 두고 바다에 비유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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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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