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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기자의 공개 못한 취재수첩] 박 대통령 배 안쪽 보다 깜짝 놀라 

첫 선박 2척 명명식 앞두고 공기 못 맞춰 쩔쩔매기도
정주영의 조선업 도전 (18) 

그 어두운 밤에, 더욱이 차 안에 앉은 채 빠졌으니 경황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그 순간을 극복하고 차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상상만 해도 여간 아찔한 일이 아니다. 그 상황에 대해 정작 정 회장은 ‘살려니까 안 죽은 거지’라면서 태연스럽게 그 당시를 설명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거예요. 이건 과장이 아니라, ‘아차’ 하는 순간이 곧바로 물속이 되는 건데, 나는 죽었구나 하는 생각을 조금도 안 했어요. 차가 푹 빠져 들어가니까 이게 동시에 약간 붕 떠요. 비가 쏟아지고 날씨가 조금 추워서 창문을 다 닫고 운전을 했었거든? 그래서 그랬는지 자동차가 곧바로 내리꽂히는 게 아니라 붕 떴다가 꼬르륵 들어가는데, 물도 바로 들어오지는 않아요. 그러니 그때까지는 차 안이 공간이고 운전석보다는 뒤쪽이 더 넓으니까 움직이는 건 뒤가 낫겠다 생각하고 뒤쪽으로 재빨리 움직이면서 그 짧은 순간에 생각을 하는 거야. 나가야 되겠는데 만약 문을 열면 순식간에 물이 확 들어올 거 아니에요? 그러면 문도 다 못 열고 죽는단 말이야. 수압 때문에 안 열려요. 그러고 물이 들어오니 질식해서 죽고. 그래가지고 어떻게 판단을 했느냐, 일단 사력을 다해 내 등으로 차문을 밀어보고 수압보다 내 등판 힘이 더 세면 확 밀고 나간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젊었을 때 쌀가마니도 두 개, 세 개씩 졌으니까, 하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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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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