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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경영] 폼 잡기 좋아하다 나라 망친다 

명분론과 실리론 충돌할 때
힘없는 명분론은 허상 … 유성룡·최명길 ‘허리 굽혀’ 나라 구해 

이훈범 중앙일보 정치부문 차장 cielbleu@joongang.co.kr
명분과 실리가 맞부닥치면 으레 명분의 목소리가 더 크게 마련이다. 그게 더 ‘폼’ 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현실적인 문제들을 계산하고 따지는 건 옹졸하고 쩨쩨해 보인다. 현실 문제를 외면하니 말하기도 쉽다.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데 무슨 못할 말이 있겠나 말이다. 그저 옳은 말만 하면 된다.



궁극적으로 현실을 고려한 실리론이 채택된다 한들 명분론자들은 손해 볼 게 없다. 실리가 이겼으니 문제는 합리적으로 해결될 게 분명한데다 잃은 것 하나 없이 자신이 선이 굵고 강직한 사람이라는 걸 과시했기 때문이다. 실리론자들만 욕을 먹고 골치를 썩일 뿐이다.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스러기 골칫거리들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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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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