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고리(古里) 지역엔 이런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을 줄 알았다. “고리 원전 당장 폐기하라.” 5월 18일 고리1호기를 취재하기 위해 KTX를 타고 울산으로 가는 길. 머리에선 플래카드 이미지가 떠나지 않았다. 분명히 그 문구가 쓰여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과연 그랬을까. 울산은 그날따라 몹시 더웠다. 울산에서 자동차로 1시간은 달려야 고리 원전에 도착한다. 한껏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로 렌터카를 몰았다. 엔지니어 출신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관계자가 동승했다. 3월 터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고충이 많은 듯했다.
“후쿠시마 원전과 국내 원전은 설계부터 작동방식까지 모두 달라요. 후쿠시마 원전이 설계 또는 기기 결함 때문에 터진 것도 아니고요. 한국 원전은 최악의 경우에도 후쿠시마 원전보다 안전해요.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아요. 각 지역에 있는 원자력 본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정부 고위 관계자, 국회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때문에 일이 배로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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