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은퇴 준비의 필수 요소 ‘인간관계’ - 가족과 대화 늘리고 소일거리 찾아라 

사회적 소외감에 따른 고통 커…이성 교제도 삶에 활력소 

#1. 올해 여든인 A씨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내가 죽어야지,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부쩍 잠이 줄어들면서부터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혼잣말을 한다. 그의 정신은 멀쩡하다. 치매 같은 노인성 질환에 걸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억력도 뛰어나고 근력도 나이에 비해 꽤 괜찮다. 그가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은 부인과 자식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서다. 사위 집에 얹혀사는 그는 하루 종일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아내마저 새벽에 일을 나가 하루 종일 못 보는 날이 허다하다. 그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 날이 많다”며 외로움을 호소한다.



A씨는 해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우들의 도움으로 비교적 큰 사업체를 경영했지만 은퇴 전 마지막 사업에서 크게 실패했다. 다시 사업할 자금이 없어지자 딸 집에서 노후를 보내기로 작정했다. 그의 인간관계는 가족, 해병대 전우회, 사업상 친구가 전부였다. 사업 실패 이후 친구는 대부분 연락을 끊었다. 전우회는 회비 낼 돈이 부족해지면서 발길을 끊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가족관계뿐이지만 그 안에서 그는 디딜 자리가 없다. 빈집을 혼자 지키는 그는 ‘죽겠다’는 말이라도 해야 가족들이 자신에게 짜증이라도 낸다는 것을 알고 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134호 (2012.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