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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아우디 A4·A6의 장점 겸비 

아우디 A5 스포트백 

연비 좋고 뒷좌석·트렁크 공간 넓어 … 낮은 중심의 다이내믹한 주행감도 돋보여



한 고객이 아우디 매장을 갔다. A6가 마음에 들지만 연비가 좀 떨어지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 중대형 고급 수입차라는 남들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A4도 뭔가 아쉽다. 디자인이 심플하고 성능도 좋지만 차가 좀 작아 보인다. 특히 패밀리카로 적합하지 않다.


▎1. 심플한 느낌의 운전석 2. 넉넉한 뒷좌석
이 고객은 결국 다른 수입 브랜드 매장을 찾거나, 더 싼 가격에 고급스럽고 넓은 차를 살 수 있는 국산 매장을 찾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우디 매장에도 대안이 있다. 바로 A5 스포트백이다. A4와 A6의 틈새를 잘 메운다. A4를 기본 베이스로 하되 실용성을 더했다. 차를 길게 뽑아 뒷좌석과 트렁크의 공간을 더 넓혔다.

베이글 카

최근 인터넷 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신조어로 ‘베이글’이란 표현이 있다. 베이비와 글래머의 합성어다. 얼굴은 아기처럼 귀여운데 몸매는 풍만한 사람을 뜻한다. 아우디 A5 스포트백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자동차의 앞 모습은 다소 앙증맞다. 좌우로 약간의 볼륨을 넣어 통통한 이미지다. 차의 눈에 해당하는 양쪽 헤드라이트가 부드럽고 세련되게 벌어졌다. 중후한 듯하면서도 둥근 곡선을 잘 조화시켰다. 남성과 여성 이미지가 절묘하게 섞였다.

반전은 뒤에서 일어난다. 귀엽게 뚝 떨어질 것 같던 엉덩이가 늘씬하게 빠졌다. 차 전체를 낮게 설계해 쿠페의 느낌도 난다. 일부 사람들은 A5 스포트백을 왜건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억지다. 겉모습에서 풍기는 모습은 영락없는 쿠페의 느낌을 강조한 스포츠 세단이다. 내부는 아우디의 다른 모델과 거의 같다. 내부까지 신경을 썼다면 더 좋았겠지만, 외형 디자인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믿고 쓰는 2.0 TDI

이 차에는 2.0 TDI 엔진을 장착했다. 대중의 검증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한 엔진이다. 아우디의 A시리즈와 Q시리즈, 폴크스바겐의 골프·파사트·CC 등 기라성 같은 모델이 이 엔진과 호흡을 맞췄다. A5 스포트백을 몰면서 느낀 주행 성능은 만족스럽다. 7단 자동 변속기와 부드럽게 맞물리며 적절한 순간에 힘을 폭발시켰다. 최대출력 177마력에 최대토크는 38.8kg.m이다.

스포츠부터 에코까지 무려 5가지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모드를 바꿔가며 미묘한 주행의 차이를 몸으로 느끼는 게 운전하는 또 다른 재미다. 주행에서 같은 엔진을 장착한 다른 차와 다른 점은 낮은 무게 중심이다. 차체가 A4보다도 낮다. 덕분에 도로에 낮게 깔려 달리는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중심이 낮은 만큼 코너링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연비 또한 L당 15km로 훌륭하다.

2% 부족한 패밀리카

크기는 적당하고 퍼포먼스는 화려하다. 실용성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았다. 다만 패밀리카로 쓰긴 2% 부족하다. 무엇보다 차체가 낮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운전자를 감싸는 느낌이 있어서 안락하다. 대신 타고 내릴 때 불편하다. 필자는 대한민국 성인 남성의 평균보다 조금 작은 키임에도 차에 탑승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출퇴근하며 매일 네 번씩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성가시다. 좀 커졌지만 효율적이지 않은 트렁크도 다소 불만이다. 많은 독일 브랜드 차가 그렇듯, A5 스포트백의 트렁크도 가로 공간이 좁다. 골프백이나 부피가 큰 텐트가 어정쩡하게 대각선으로 들어간다. 트렁크 안에 빈 공간은 보이는데 더 이상 무언가를 넣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다.

경쟁자 없음은 함정?

가격과 성능·용도 등을 고려해 봤을 때, A5 스포트백과 비교할 경쟁 모델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BMW 3시리즈 투어링이나 메르세데스-벤츠 슈팅브레이크 정도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두 차는 왜건에 가깝다. 스포트백과는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다. 그동안 잘 만들지 않았던 세그먼트를 개척한 셈이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경쟁 모델이 없다는 것은 다른 브랜드에서 그만큼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만들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아우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구미를 당기게 할만한 매력은 갖췄다. 그 매력이 소비자의 지갑까지 열게 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A5 스포트백의 가격은 기본형이 5840만원, 다이내믹 모델이 6290만원이다.

1196호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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