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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구부렸다 폈다 시청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삼성·LG 기술 개발 주도 ... 스마트폰·전자책·의료기기도 혁신적 변화

▎LG전자는 1월 7일 개막한 2014 CES에서 77인치 가변형 OLED TV를 소개했다.



2014 CES가 열린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첨단 IT 기기와 기술을 구경하기 위해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사람들 앞에 삼성과 LG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그중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105인치 곡면 UHD TV와 85인치 가변형 UHD TV를, LG전자는 77인치 가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곡면 UHD TV라는 점, 기술적으로 OLED 디스플레이보다 휘기 힘든 LCD로 곡면 TV를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는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이끌어갈 기술이라는 점과 LCD에 비해 앞선 화질을 강조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는 말 그대로 휘어지거나 접히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말한다. 그동안 기술적 한계 때문에 시계나 스마트폰 같은 소형 기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됐다. 기술 발전으로 대형 TV에 적용되며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가볍고 잘 깨지지 않는 장점 덕에 휴대전화·전자책·내비게이션·노트북PC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질기고 구부림이 자유로운 장점을 살리면 입고 다닐 수 있는 의류용 패션과 다양한 의료 기기로 개발할 수도 있다. 사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첨단장치다.

올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는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TV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TV용 대형 UHD는 올해 390만대에서 2017년 1523만대로, OLED TV는 올해 54만대에서 2017년 963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CES에서 두 회사가 내놓은 가변형 TV 모두 리모컨으로 곡률을 조절할 수 있다.

시청자가 몰입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시청 환경을 직접 연출할 수 있다. 성일경 삼성전자 마케팅 제품 담당 상무는 “곡면형 TV는 완벽한 몰입감과 입체감을 제공하며 화면을 분할하거나 옆 각도에서 볼 때도 왜곡이 없다”면서 “올해 UHD TV 시장이 4배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기술 경쟁을 벌이며 흐름을 이끌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그리고 중국 기업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TV와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술 격차가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투명 고분자 필름과 배리어층, 투명전극층이다. 투명 고분자 필름은 TV화면 구성 요소다. 필름 뒷면에 전극층이 자리한다. 여기에 전기를 흘려 영상을 표현한다. 그 둘 사이에 배리어가 들어간다. 부품에 적용된 기술 수준이 화질과 크기, 내구성을 좌우한다. 올해 중국기업이 65인치 곡면 TV를 소개했지만 지난해 1월 삼성과 LG가 CES에서 소개한 55인치 OLED TV에 비해서도 화질이 떨어졌다.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OLED TV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김종섭 제일모직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판소재 사업단장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첨단 소재”라며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 한국이 소재 강국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1221호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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