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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진료 허용되면 날개 단다 

원격 헬스케어 

의료법 개정안 통과가 관건 ... 애플·구글·퀄컴도 사업 착수

▎서울 서초동 비트컴퓨터 연구개발센터에 있는 원격진료 장비. 환자의 혈압·심박수 정보 등이 의료진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IT와 첨단 의료기기를 이용해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오진 가능성 증가와 비윤리적 의료영업 성행 등의 이유로 반발했다. 12월 복지부가 원격진료 전담기관 설립 금지, 주기적 대면진료 의무화 등을 담아 개정안을 다시 수정했지만 의료계의 반대는 여전하다. 복지부는 입법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U-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는 IT 환경을 활용해 건강관리 및 질병 치료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크게는 원격진료(Medical), 고령화 산업(Silver), 건강관리 산업(Wellness) 등으로 나뉜다. 전 세계 U-헬스케어 시장은 2007년 1057억 달러에서 2018년 4987억 달러로 크게 성장할 전망(BBC)이다.

국내 시장은 올해 3조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전 세계 시장의 2~3% 수준이지만 핵심인 원격진료 규제 완화와 맞물려 올해가 시장 확대의 원년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정부도 U-헬스케어를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육성을 약속했다.

관련 업체들은 이미 출범 채비를 마쳤다. 인포피아는 고혈압·당뇨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자가 측정할 수 있는 진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혈당 측정기인 글루코넥트(iOS용)와 마이헬스포인트(Android용)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게이트웨이 제품인 헬스케이드(HealthGate)를 통해 병원으로 보내면 주치의와 직접 만나지 않아도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U-헬스케어 관련 연구 주관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성정보는 국내 최초로 식약청 U-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미국 AMC헬스케어와 자사소프트웨어 패키지인 ‘하이케어 스마트’ 공급 계약을 했다.

약 9억원 정도로 규모는 작지만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로도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1980년대부터 의료정보 솔루션 개발을 계속해 온 비트컴퓨터도 ‘드림케어 플러스’라는 원격진료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태국·카자흐스탄·몽골 등 해외 시장 개척하면서 국내 시장 개방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기업도 움직임이 바빠졌다. 단순한 원격진료가 아니라 질병관리, 예방, 맞춤형 의료 서비스 등으로 진화하면 엄청난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애플·구글·퀄컴 등 IT 공룡들이 이미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계속된 정부의 원격진료 시범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인성정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LG전자는 오성전자·바이오스페이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통신사들은 병원과 손잡고 U-헬스케어 사업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 벤처인 ‘헬스커넥트’를 설립해 ‘헬스온’이라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KT는 연세의료원과 함께 합작회사인 ‘후헬스케어’를 출범시켰고, LG유플러스도 명지병원과 제휴를 맺고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건강관리나 병원 내부 정보시스템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원격 진료가 허용되면 언제든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221호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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