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에세이 - 사물 인터넷 시대의 명암 

 

김경덕 델 코리아 대표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회자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 인터넷이 세상을 또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눈과 귀가 쏠린다.

『포스트 스마트폰, 경계의 붕괴』라는 책을 펴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김지현 이사는 사물 인터넷이 바꿀 세상을 이렇게 그렸다.

‘오전 7시 2분, 베개가 수면패턴을 분석해서 가장 상쾌하게 깰 수 있는 시간을 찾아 깨워준다. 욕실 샤워룸에 들어서는 순간 평소 사용하는 온도로 데워진 물이 기분 좋게 몸을 적셔준다. 양치질을 하면서 거울에 표시되는 오늘 스케줄과 날씨 등을 확인한다….’

전문가들은 사물 인터넷 시대가 이르면 2020년대에 활짝 열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끊임 없이 진보하는 과학과 기술의 속성으로 볼 때 이런 시대를 맞이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대에도 그러했지만 이 새로운 조류는 산업계의 지평을 뒤흔들고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낼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혁신하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는 기업에게 도전과 기회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침체에 빠진 IT업계는 사물 인터넷 시대의 도래 조짐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IT산업의 제2의 르네상스를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기기 뿐만 아니라 체중계·시계·거울·보일러·완구 등 다양한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 우려되는 점도 있다. 인터넷 시대가 낳은 프라이버시 침해, 해킹, 게임 중독, 악성 댓글과 같은 고질적 병폐가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더욱 기승을 부릴지 모른다. 미국에선 벌써부터 집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를 해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연히 사물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보안 솔루션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쨌든 기업 입장에서 앞으로 대두할 사물 인터넷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대대적인 사고의 혁신이 필요하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가 웨어러블 컴퓨팅(입는 컴퓨팅) 기술을 적용한 상품을 내놓고 건강관리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

대부분의 공학 문제들처럼 사물 인터넷은 각 단계를 차근차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혼란에서 벗어나고 있다. 기술을 발전시키고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리소스와 열정을 투자하려는 제조업체들에게 사물 인터넷은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기술은 인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마이클 델의 말처럼, 기술이 생산자들을 똑똑하게 하면서 소비자도 더 편리하고 안전한 그리고 더 흥미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하길 기대한다.

1226호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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