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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을 달굴 중고차는 - 캠핑족 증가에 SUV·RV가 대세 

카니발·싼타페 중고 가격 강세 ... 중형차는 K5, 수입차는 BMW 520d 인기 


▎현대 싼타페CM

▎기아 K5

▎기아 카니발R



여름은 중고차 시장의 성수기다. 휴가철을 맞아 차를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서다. 여름의 중고차 판매량은 겨울에 비해 30%가량 증가한다. 최근 소비가 많이 위축됐지만 올 여름에도 역시 휴가철을 전후로 중고차 시장이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에는 어떤 중고차가 인기를 끌까?

업계에서는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레저용차량(RV)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5월 RV 중고차의 2011년식 기준 평균 잔존가치율은 58.22%로 다른 차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인터넷 중고차 업체 차넷이 발표한 5월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12인승 왜건이 잔존가치 63.2%, 1435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 시세를 기록했다.

한국GM 올란도 LT 프리미엄도 60% 잔존가치율로 안정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기아차 뉴 카렌스 LPI GLX 최고급형은 58.6%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RV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 GLX 기본형은 5월 중순 발표된 신차 올 뉴 카니발이 공개됐음에도 잔존가치 59.5%로 거래됐다.

잔존가치는 신차로 구입한 후 나중에 되팔 때 받을 수 있는 가격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주고 산 차를 3년 뒤에 700만원에 중고차로 팔았다면 잔존가치는 70%인 셈이다. 결국 잔존가치가 높을수록 중고차를 비싸게 사야 하지만, 반대로 팔 때도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잔존가치는 차량의 브랜드나 신차 발표 등에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해당 차종의 인기와 관련이 깊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중고차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중고차 가격이 덜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중고차를 찾는 수요가 많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RV의 인기는 우선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캠핑족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RV는 실내 공간과 수납 공간이 넓어 패밀리카로 각광 받는다. 더구나 여름철 중고차 수요는 휴가를 염두에 둔 경우가 많다. RV는 캠핑과 레저 활동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또 최근 불고 있는 디젤차 선호 현상도 RV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RV는 대부분이 디젤차다. 업계에서 올 여름에도 RV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중고차 업체 원더풀카의 장창운 딜러는 “특히 여름에는 RV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 중고차매매단지의 임병호 중고차 딜러는 “최근 단지를 찾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이들 차량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캠핑족 증가, 디젤차 선호 영향

RV와 SUV 중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은 차종은 그랜드 카니발과 싼타페다. 그랜드 카니발은 전형적인 패밀리카다. 최근 신차가 출시되면서 공급과 수요가 모두 늘었다. 싼타페의 경우 연비가 좋고 실내 공간이 비교적 넓은 것이 장점이다. 중고차 업체 SK엔카의 6월 자료에 따르면 2011년식 그랜드 카니발 GLX R스페셜의 중고차 시세는 2250만원이다.

잔존가치의 반대 개념인 감가율은 23.73%에 불과하다. 국산차의 평균 감가율은 36%다. 그만큼 인기가 많아 신차와 중고차 가격 차가 적다는 얘기다. 싼타페는 감가율 31.24%로 2050만원에 거래된다. 아직 시세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12월 출시된 QM3에 대한 관심도 크다.

20~30대 연령층에서는 준중형·중형 중고차 수요가 많다. SK엔카의 조사에 따르면 20대는 준중형, 30대는 중형, 40대 이상은 SUV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준중형(23.2%)에 이어 소형(20%)·중형(18.1%) 순으로 순위에 올랐다. 이들의 경우 첫 차로 세단을 많이 구매하고 SUV·RV의 경우 구매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선택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30대에서는 준중형과 소형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중형과 SUV 인기가 높아진다. 중형은 20대보다 1.6%포인트 증가한 19.7%, SUV는 5.3%포인트 증가한 18.3%를 기록하며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RV 역시 4.7%포인트 증가한 15.9%를 기록해 4위에 올랐다. 30대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차량보다 4인 이상이 탑승하기에 좋은 중형차나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SUV·RV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생계형 중고차’ 포터2·라보도 인기

준중형·중형 중고차 중에서는 르노삼성의 SM3와 기아차의 K5의 인기가 높다. 1805만원이던 뉴 SM3 LE 2011년식은 1100만원에, 2595만원이던 K5 2.0 프레스티지 기본형은 1760만원에 거래된다. 감가율은 각각 39,06%, 32.18%다. 이 밖에 경차에서는 올 뉴 모닝, 소형차는 프라이드 디젤, 대형차는 그랜저HG가 올 여름 인기 차종이다.

최근 수요와 공급이 늘어나는 수입 중고차 중에서는 지난해 베스트 셀링카 BMW 520d가 단연 인기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중고차 딜러는 “BMW 520d의 중고차 공급량이 최근 급증했지만 수요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매 자체가 많았던 만큼 앞으로도 공급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알게 모르게 여름에 인기를 끄는 중고차도 있다. 현대차 포터2, 한국GM의 라보 등 영업용 소형 트럭, 이른바 ‘생계형 중고차’다. 단순 전체 중고차 거래 데이터를 보면 이런 소형 트럭은 항상 상위권에 머문다. 특히 냉동 짐칸을 탑재한 ‘냉동 탑차’는 여름에 수요가 많아 시세가 높게 형성된다. 생계형 중고차 구입 때 별도 개조비용 없이 집기나 비품까지 갖춰진 모델도 있어 경제적 이유로 많이 찾는다. 포터2 중고차는 1000만원 내외에서 거래된다.

이는 그만큼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증가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자영업에 도전하는 창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의 생계형 중고차 구입 수요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241호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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