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에세이 - 투명한 정보와 공정한 경쟁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얼마 전 6·4 지방선거가 있었다. 시장·도지사 등 광역단체장부터 도의원·시의원·구의원, 시도 교육감까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이자 기초 토양이다.

그만큼 선거를 통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갖는 의미와 영향력은 실로 크고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방선거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6·4 지방선거의 큰 변수는 세월호 참사였다. 지난 봄 온 국민을 비통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는 부실한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과 과도한 욕심이 빚어낸 국가적 재난이다.

이로 인해 예전과 같이 요란한 선거운동은 찾아 보기 어려웠고, 들뜨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지역에서 제대로 일할 일꾼을 뽑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투표와 선거는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을 뽑는 중요한 장이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짧은 선거유세 기간에 공약과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지지를 받으려 노력한다. 유세를 통해 입후보자 자신의 장점을 주로 알리려 하지만 경쟁 후보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상대방을 깎아 내리기도 한다. 이와 달리 유권자들은 입후보자들의 유세와 공약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며 후보자 검증과 선택의 잣대로 활용한다.

우선 정보공개 관점에서 선거를 살펴보자.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시스템을 통해 다수를 위해서 일할 대표자를 뽑는다. 바꿔 말하면 유권자들은 선거를 통해 선택된 대표자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기초정보 제공이 중요하다.

입후보자가 어떤 인물인지 주요 경력과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등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 공보를 살펴보니 입후보자들의 학력, 재산, 심지어 과거 전과기록까지 낱낱이 공개됐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이 입후보자를 잘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다음으로 정보공개 관점에서 회계를 살펴보자. 회계시스템이 진전되고 발전해 온 계기는 바로 이해관계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 에 있다. 중요한 재무정보를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은행 대출을 받는다면 결과적으로 정보가 없는 측은 큰 손해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회계정보의 투명한 공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재무 관련 정보를 누구나 접할 수 있고, 투자처를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회계정보의 기본 목적이자 지향점이다.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시장과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는 투명성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를 위해 기초 정보인 회계와 재무정보 및 선거 입후보자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공인회계사회도 2년 마다 1만8000여 회원들의 직접 선거로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을 뽑는다.

최근 열린 제60회 정기총회에서 필자는 제42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회원들의 선택을 받아 고맙고 가슴 벅차지만 무거운 책임감이 먼저 든다. 이번 6·4 지방선거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리더들이 느끼는 책임감처럼 말이다. 다가올 7월 재·보선에서 뽑힐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244호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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